감국 키우기와 산국 구별법 — 국화차·국화주 담그는 법, 중양절 풍습, 포기나누기 시기

가을 산길에서 손톱만 한 노란 꽃이 무더기로 핀 것을 보셨다면 감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아주 비슷하게 생긴 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감국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감국과 산국, 무엇이 다른가

둘 다 노란 들국화이고 같은 시기에 같은 자리에서 핍니다. 구별하는 기준은 꽃 크기와 맛입니다.

감국산국
학명Chrysanthemum indicumChrysanthemum boreale
꽃 지름2.5cm 안팎 (더 큼)1.5cm 안팎 (더 잚)
맛달다쓰다
꽃 수성글게 달림빽빽하게 많이 달림

이름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쓴 산국과 달리 맛이 달아 달 감(甘) 자를 붙인 것이 감국입니다.

차나 술을 담그려면 감국이어야 합니다. 산국으로 담그면 쓴맛이 강해 마시기 어렵습니다. 산에서 채취하실 때 꽃 하나를 씹어 보면 바로 구별됩니다.

감국은 어떤 식물인가

국화과 여러해살이풀입니다.

항목내용
개화10~11월
키30~80cm
꽃노란 머리모양꽃차례, 지름 2.5cm 안팎, 가지 끝에 산방상으로 모여 달림
줄기아랫부분이 땅에 쓰러짐
잎난상 원형, 깊게 갈라짐
자생지평안남도 이남, 볕 바른 산기슭

줄기 밑동이 땅에 눕는 것이 이 종의 특징입니다. 위로 곧게 서는 원예 국화와 인상이 다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감국 개화 3단계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 3단계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 3단계

감국 실사 사진

감국 실물 — 노란 홑꽃이 가지 끝에 모여 달린다 (flickr, 자유이용)

중양절과 국화주

음력 9월 9일을 중양절(重陽節)이라 했습니다. 양(陽)의 수인 9가 겹치는 날이라 가장 좋은 날로 여겼습니다.

이날의 풍습이 국화와 얽혀 있습니다.

  • 국화주를 담가 마셨습니다. 감국을 따서 술에 담가 두었다가 이듬해 중양절에 마시는 식입니다.
  • 국화전을 부쳤습니다. 찹쌀 반죽에 꽃을 얹어 지집니다.
  • 등고(登高) — 높은 곳에 올라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국화차 담그기

꽃이 활짝 피기 직전, 반쯤 벌어졌을 때 따는 것이 향이 가장 좋습니다. 만개해 버리면 향이 날아가고 꽃잎이 쉽게 부서집니다.

  • 맑은 날 오전, 이슬이 마른 뒤에 꽃송이만 딴다
  • 흐르는 물에 가볍게 헹구고 물기를 턴다
  • 그늘에서 바싹 말린다 — 볕에 말리면 색이 바래고 향이 빠진다
  • 밀폐 용기에 넣어 서늘한 곳에 둔다

살짝 쪄서 말리면(증제) 보관성이 좋아지고 쓴맛이 줄어듭니다.

주의: 도로변이나 밭 가장자리의 꽃은 쓰지 마세요. 매연과 제초제에 노출됩니다. 그리고 감국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채취하세요.

심기 — 자리와 흙

자생지가 ‘볕 바른 산기슭’입니다. 그 조건을 그대로 맞춰 주면 됩니다.

  • 볕 — 양지. 그늘에서는 웃자라고 꽃이 부실해집니다.
  • 물 — 겉흙이 마르면 줍니다. 자생지가 산기슭이라 물이 잘 빠지는 흙을 좋아합니다.
  • 흙 — 특별히 기름질 필요가 없습니다. 거름이 많으면 오히려 줄기만 길어집니다.

번식 — 봄에 포기나누기

봄에 포기를 나누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여러해살이라 해마다 포기가 굵어지므로 2~3년에 한 번 나눠 주면 세력도 유지됩니다.

  • 새싹이 올라오기 전 이른 봄에 캐서 뿌리째 갈라 심습니다.
  • 초여름에 줄기를 잘라 꽂아도(삽목) 뿌리가 납니다.

순자르기 — 안 하면 쓰러집니다

감국은 원래 밑동이 눕는 성질이 있어 그냥 두면 길게 자라 넘어집니다.

6~7월에 줄기 끝을 한두 번 잘라 주면 곁가지가 나와 포기가 둥글게 서고 꽃 수도 늘어납니다. 늦여름 이후에는 자르지 마세요. 꽃눈이 만들어지는 시기라 그해 꽃을 버립니다.

이럴 땐 이렇게

꽃이 안 핍니다 — 감국은 밤이 길어져야 꽃눈을 만듭니다. 밤에 가로등이나 실내조명이 계속 비치는 자리면 개화가 밀리거나 안 핍니다.

줄기가 늘어져 쓰러집니다 — 볕 부족, 거름 과다, 순자르기를 안 한 경우입니다.

꽃이 잘고 쓴맛이 납니다 — 감국이 아니라 산국일 수 있습니다. 꽃 지름과 맛으로 확인하세요.

꽃말

감국의 꽃말은 청초, 그리고 고결입니다.

마무리

감국은 다른 꽃이 다 진 10월에야 핍니다. 그리고 서리가 내릴 무렵에 향이 가장 짙어집니다.

올가을 산길에서 노란 들국화를 만나거든 한 송이 씹어 보세요. 달면 감국입니다.

쇼츠 「국화를 술로 담가 마시던 날이 있었습니다」 바로 보기

이 글의 이미지 중 일부는 실제 사진이 아니라 국립수목원 도감의 형태 기술을 바탕으로 생성한 것입니다. 종의 특징이 어긋나지 않도록 개화기·꽃 색·잎 모양을 도감과 대조해 만들었습니다.

참고 자료

제 생각은요

저는 이 글에서 사람들이 가장 흘려 넘기기 쉬운 대목이 표의 수치가 아니라 “꽃 하나를 씹어 보라”는 한 줄이라고 봅니다. 감국 2.5cm, 산국 1.5cm라는 지름 차이는 실물 앞에서 자를 대 보지 않는 한 눈대중으로는 흔들리기 마련이라, 결국 단맛과 쓴맛이라는 혀의 판정이 초보자에게는 훨씬 확실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과소평가되기 쉬운 건 재배 쪽 정보인데, 6~7월 순자르기를 안 하면 쓰러진다는 것과 밤에 가로등 불빛이 닿으면 꽃이 안 핀다는 대목은 마당에 심어 보려는 분이라면 채취 요령보다 먼저 새겨야 할 조건이라고 봅니다. 차를 담글 목적이라면 산에서 헤매기보다 볕 바른 자리에 포기나누기로 몇 포기 들여 키우는 쪽을 권하고 싶고, 그 편이 도로변 꽃을 잘못 따는 위험도 피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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