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화(캘린듈라) 키우기 — 씨뿌리는 시기, 꽃잎 식용법, 오래 피우는 꽃 따주기 요령

달력(calendar)과 어원이 같은 꽃이 있습니다. 속명 Calendula가 라틴어 kalendae(달의 첫날)에서 왔습니다. 달이 바뀌어도 계속 핀다는 뜻입니다.

금잔화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이름이 곧 성질입니다

이름값을 합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다섯 달을 내리 핍니다. 한해살이풀 중에 이만큼 오래 피는 꽃이 드뭅니다.

우리말 이름 금잔화(金盞花)는 ‘금빛 잔을 닮은 꽃’이라는 뜻입니다. 서양에서는 캘린듈라(Calendula) 또는 포트 매리골드(pot marigold)로 부릅니다.

흔히 화단에 심는 주황색 매리골드(만수국·천수국, Tagetes)와는 다른 속의 식물입니다. 이름이 비슷해 자주 혼동됩니다.

가난한 이의 사프란

말린 꽃잎을 음식에 넣어 노란 물을 들이는 데 써 왔습니다. 값비싼 사프란을 대신한다고 해서 ‘가난한 이의 사프란’이라 불렸습니다.

색은 비슷하게 내지만 향과 맛은 사프란과 다릅니다. 요리에서 대체재라기보다 착색용으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금잔화는 어떤 식물인가

국화과 한두해살이풀입니다. 남유럽 원산이고 우리나라에서는 화단·텃밭에 심어 기릅니다.

항목내용
학명Calendula officinalis
개화6~10월
꽃주황빛~진노랑, 혀꽃이 여러 겹으로 촘촘함
잎·줄기잔털이 있고 특유의 향이 남
원산지남유럽

잎과 줄기를 만지면 손에 향이 남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독특한 냄새인데, 이것이 금잔화를 알아보는 표식이기도 합니다.

금잔화 개화 3단계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 3단계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 3단계

금잔화 실사 사진

금잔화 실물 — 겹겹이 포개진 혀꽃과 봉오리 (flickr, 자유이용)

씨뿌리기 — 봄과 가을 두 번

한해살이라 씨앗에서 시작합니다. 뿌리는 시기가 두 번 있습니다.

시기개화비고
봄 (3~4월)6월부터가장 일반적
가을 (9월)이듬해 봄중부 이북은 겨울나기가 어렵습니다
  • 씨앗이 초승달처럼 굽은 모양이라 알아보기 쉽습니다.
  • 1cm쯤 덮어 뿌리고 마르지 않게 관리하면 일주일 안팎에 싹이 납니다.
  • 포기 간격은 20~30cm를 줍니다. 촘촘하면 통풍이 나빠 흰가루병이 옵니다.

심기 — 자리와 흙

  • 볕 — 양지가 원칙입니다. 그늘에서는 꽃이 확 줄어듭니다.
  • 물 — 겉흙이 마르면 줍니다. 과습에 약합니다.
  • 흙 — 물 잘 빠지는 흙이면 충분합니다. 거름이 많으면 잎만 무성해집니다.

다섯 달을 피우는 요령 — 진 꽃을 따 주세요

이 꽃을 오래 보는 비결은 하나입니다. 시든 꽃을 부지런히 따 주는 것입니다.

식물은 씨앗을 맺으면 “할 일을 마쳤다”고 판단해 꽃 피우기를 멈춥니다. 진 꽃을 그대로 두면 그쪽으로 힘이 쏠려 새 꽃이 줄어듭니다.

  • 꽃잎이 시들기 시작하면 꽃대째 잘라 냅니다.
  • 이것만 지켜도 개화 기간이 눈에 띄게 길어집니다.
  • 다만 씨를 받으실 거라면 몇 송이는 남겨 두셔야 합니다.

꽃잎 먹기

금잔화 꽃잎은 식용으로 써 왔습니다.

  • 혀꽃(바깥쪽 긴 꽃잎)만 떼어 샐러드에 뿌리면 색이 삽니다.
  • 말려서 차로 우리거나, 밥·수프에 넣어 노란색을 냅니다.
  • 가운데 꽃받침 부분은 쓴맛이 나므로 떼어 냅니다.

주의: 국화과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피하세요. 그리고 약을 치지 않은 꽃만 쓰셔야 합니다.

씨받기

꽃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초승달 모양 씨앗이 둥글게 모여 달립니다.

  • 갈색으로 마른 뒤에 받습니다. 초록빛일 때 받으면 여물지 않아 싹이 안 납니다.
  • 종이봉투에 담아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둡니다.
  • 저절로 떨어진 씨가 이듬해 그 자리에서 나기도 합니다.

이럴 땐 이렇게

잎에 흰 가루가 낍니다 — 흰가루병입니다. 포기 간격이 좁거나 통풍이 나쁠 때 옵니다. 아랫잎을 솎아 바람길을 틔우세요.

진딧물이 붙습니다 — 새순과 꽃봉오리에 잘 붙습니다. 초기에 물로 씻어 내면 대개 잡힙니다.

꽃이 줄었습니다 — 진 꽃을 안 따 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여름 더위에 잠시 쉬었다가 선선해지면 다시 피기도 합니다.

키만 크고 꽃이 부실합니다 — 볕 부족이거나 질소 거름이 많은 경우입니다.

꽃말

금잔화의 꽃말은 이별의 슬픔, 그리고 비탄입니다.

가장 오래 피는 꽃에 붙은 꽃말이 하필 이별입니다. 오래 피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는 순간이 더 또렷하게 남았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무리

금잔화는 손이 거의 안 갑니다. 볕 잘 드는 자리에 씨를 뿌리고, 진 꽃을 따 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 두 가지만 하면 여름 내내, 가을까지 화단 한 자리가 계속 노랗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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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이미지 중 일부는 실제 사진이 아니라 도감의 형태 기술을 바탕으로 생성한 것입니다. 종의 특징이 어긋나지 않도록 개화기·꽃 색·잎 모양을 대조해 만들었습니다.

참고 자료

  •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 재배종이라 자생식물 도감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 속명 Calendula의 어원(라틴어 kalendae)과 개량 경위는 원예 문헌을 참고했습니다

제 생각은요

저는 이 글에서 사람들이 가장 대수롭지 않게 넘길 대목이 진 꽃을 꽃대째 따 주라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씨앗이나 흙 이야기보다 시시해 보이지만, 6월부터 10월까지 다섯 달 개화라는 이 꽃의 가장 큰 장점이 사실상 그 손질 하나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가난한 이의 사프란’이라는 별명은 다소 과대평가된 매력이라고 보는데, 본문에도 나오듯 향과 맛이 아니라 착색용이니 요리 목적으로 심으실 분께는 굳이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화단 한 자리를 오래 노랗게 두고 싶은 분, 특히 매일 들여다보며 시든 꽃을 잘라 줄 성격이라면 이만한 꽃이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심기 전에 화단의 매리골드(Tagetes)와 다른 식물이라는 점만 확인하고 시작하시면 실패할 일이 거의 없는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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