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꽃 키우기 완벽 가이드 — 파종 시기, 연작 피하는 법, 과부의 꽃이라 불린 사연까지

가을 화단에서 국화와 자주 헷갈리는 꽃이 있습니다. 과꽃입니다.

그런데 이 이름 안에 ‘과부’라는 슬픈 사연이 숨어 있다는 걸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과꽃 화단

사진: “과꽃” by Dalgial is licensed under CC BY-SA 3.0. To view a copy of this license, visit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

이름에 숨은 사연

과꽃은 한반도 북부와 만주가 고향인 우리 땅의 꽃입니다. 18세기 무렵 유럽에 전해져 원예종으로 개량되었고, 지금 화단에서 흔히 보는 겹꽃 품종은 대부분 이때 개량된 계통입니다. 정작 원산지인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과부의 꽃’이라는 애틋한 이름으로 불려 왔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백두산 아래 살던 젊은 과부 추금(秋錦)이 꿈에 나타난 남편의 부탁을 따라 이 꽃을 가꾸었고,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며 과부의 꽃, 곧 과꽃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효선 작사의 동요 「과꽃」에도 이 꽃이 등장할 만큼 한국인에게 친숙한 가을꽃입니다.

파종 — 시기와 방법

과꽃은 씨앗으로 시작하는 한해살이풀입니다. 봄 4~5월에 씨를 뿌리면 7~9월에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발아 적정 온도는 20도 안팎이고, 씨앗을 흙으로 아주 얇게만 덮어야 싹이 고르게 틉니다.

본잎이 4~5장 나오면 포기 사이를 20cm 정도로 솎아 주고, 줄기가 웃자라지 않도록 어릴 때 원줄기 끝을 한 번 순지르기 해주면 곁가지가 늘어 더 풍성하게 핍니다.

과꽃 새싹

사진: “과꽃 가까이” by Dalgial is licensed under CC BY-SA 3.0. To view a copy of this license, visit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

가장 흔한 문제 — 연작 피해

과꽃을 키우다 가장 자주 겪는 실패는 작년과 같은 자리에 심었더니 시들어 죽는 것입니다. 과꽃은 국화과 특유의 시들음병(연작장해)에 약해서, 같은 자리에 2~3년 연속 심으면 뿌리가 병균에 감염돼 갑자기 시들어 버립니다.

대책은 단순합니다. 해마다 심는 자리를 바꾸거나, 화분 재배라면 흙을 새로 갈아 주는 것입니다. 배수가 나쁜 땅도 뿌리썩음을 부르므로, 물 빠짐이 좋은 곳을 고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주기와 관리

양지바른 곳에서 겉흙이 마르면 물을 주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장마철에는 과습으로 인한 줄기썩음병을 조심해야 하니, 배수가 안 되는 화분이라면 장마 전에 자리를 옮기거나 물빠짐 구멍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번식 — 씨앗 받기

꽃이 지고 난 자리에 맺힌 씨앗이 갈색으로 마르면 채취해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 뒤 서늘한 곳에 보관합니다. 다만 앞서 말한 연작 피해 때문에, 받은 씨앗은 작년과 다른 자리에 뿌리는 것을 권합니다.

이럴 땐 이렇게

갑자기 잎이 누렇게 뜨며 시듭니다 — 연작장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 파종부터는 심는 자리를 바꿔 보세요.

꽃이 크지 않고 볼품없습니다 — 거름 부족이나 볕 부족입니다. 하루 6시간 이상 볕이 드는 자리가 좋습니다.

줄기가 가늘고 잘 쓰러집니다 — 순지르기를 하지 않아 웃자란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 때 원줄기 끝을 한 번 잘라 주세요.

마무리

과꽃은 씨앗 한 줌으로 여름 화단을 채울 수 있는 손쉬운 꽃이지만, 그 이름 안에는 남편을 향한 믿음을 지킨 한 여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올가을 화단에 과꽃을 심으실 때, 그 이름의 사연도 한 번쯤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쇼츠 「이름에 과부의 사연이 숨어 있는 꽃, 과꽃」 바로 보기 참고 자료

제 생각은요

저는 이 글에서 사람들이 가장 놓치기 쉬운 대목이 이름의 전설이 아니라 연작 피해 부분이라고 봅니다. 과꽃이 갑자기 시들면 대개 물이나 거름 탓을 하기 쉬운데, 같은 자리에 2~3년 연속 심은 것 자체가 원인일 수 있다는 건 알아야만 의심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받은 씨앗을 굳이 작년과 다른 자리에 뿌리라는 조언도 같은 맥락에서 사소해 보이지만 실패를 가르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지르기나 물주기는 다른 꽃에서 하던 대로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지만, 자리 바꾸기만큼은 과꽃을 심기 전에 미리 정해 두어야 하는 일이라 이 글을 읽으셨다면 그 한 가지만이라도 기억해 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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