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요등은 이름에서 손해를 보는 꽃입니다. 한자로 쓰면 鷄尿藤, 풀어 말하면 닭 오줌 냄새가 나는 덩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산기슭에서 이 덩굴을 만나면 냄새부터 나지는 않습니다. 냄새는 잎과 줄기를 비비거나 상처를 냈을 때 올라옵니다. 가만히 두고 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담장을 타고 오른 덩굴과, 그 사이사이에 달린 겉은 희고 속은 자줏빛인 작은 종 모양 꽃뿐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억울한 이름의 덩굴이 어떤 식물인지, 정원에서 어떻게 다루면 되는지 차례로 풀겠습니다.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계요등은 어떤 식물인가
| 항목 | 내용 |
|---|---|
| 학명 | Paederia foetida L. (꼭두서니과 계요등속) |
| 생활형 | 낙엽성 덩굴식물. 줄기 윗부분은 겨울에 죽습니다 |
| 분포 | 제주, 전남북, 경남북(울릉도), 충남, 경기(대청도). 일본·대만·중국·필리핀 |
| 자라는 곳 | 산기슭 양지나 물가 |
| 길이 | 5~7m |
| 잎 | 마주나기, 달걀 모양 또는 난상 피침형, 길이 5~12cm, 가장자리 밋밋함 |
| 꽃 | 7~8월, 백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 안쪽은 자색. 5수성 |
| 꽃차례 |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원뿔모양꽃차례 또는 취산꽃차례 |
| 열매 | 둥근 핵과, 지름 5~6mm, 9~10월 황갈색으로 익음 |
한 줄로 요약하면 남쪽 산기슭의 볕 드는 곳에서 담장과 나무를 감고 오르는 여름꽃 덩굴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우리나라에서 남부지방으로 갈수록 자주 보이고 충청도 이남에서 자라며, 지구온난화로 분포가 북상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냄새와 꽃 — 이 덩굴을 알아보는 두 가지 단서
냄새는 비벼야 납니다
도감은 계요등의 일년생 가지에 잔털이 나고 독특한 냄새가 난다고 적습니다. 흔히 전하는 설명은 잎과 줄기를 문지르거나 잘랐을 때 그 냄새가 확 올라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계요등은 지나가며 보는 것만으로는 이름값을 모르는 식물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산에서 비슷한 덩굴을 만났을 때 잎 한 장을 살짝 비벼 보는 것이 가장 빠른 확인법입니다. 퀴퀴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면 계요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원에 들일 때도 이 점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가만히 두면 문제가 없지만, 사람이 자주 스치고 지나가는 좁은 통로 옆에 올리면 옷에 쓸릴 때마다 냄새가 납니다. 울타리 바깥쪽이나 동선에서 조금 떨어진 담장이 어울립니다.
겉은 희고 속은 자줏빛인 작은 종
꽃은 작은 통꽃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꽃을 나팔 모양의 통꽃으로, 겉은 하얀색이고 통부 안쪽은 붉은 보라색이라고 묘사합니다. 도감은 백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고 안쪽이 자색이며, 꽃잎 끝이 다섯 갈래로 나뉘는 5수성이라고 적습니다.
멀리서 보면 흰 점들이 덩굴에 흩어져 있는 정도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작은 종의 입구 안쪽이 짙은 자줏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겉은 소박하고 속은 붉은 꽃. 이름에서 받은 인상과 가장 거리가 먼 부분이 바로 이 꽃입니다.
꽃은 한 송이씩 따로 피지 않고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여러 송이가 모여 달립니다. 그래서 한여름에 덩굴 전체가 꽃을 달면 담장 한 면이 흰 점무늬로 덮입니다. 꽃이 지고 나면 9~10월에 콩알만 한 둥근 열매가 황갈색으로 익어, 가을에도 덩굴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심기 — 볕 드는 자리와 감고 오를 곳
- 볕 — 도감의 생육환경은 산기슭 양지나 물가입니다. 정원에서도 하루 대부분 볕이 드는 자리를 고릅니다.
- 지지대 — 계요등은 지지대가 있으면 감고 올라가고, 없으면 땅을 따라 뻗습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도감의 변종 항목(좁은잎계요등·털계요등)도 덩굴이 감아 올라갈 수 있는 유인재료가 필요하다고 적습니다. 울타리, 철망 펜스, 아치, 돌담이 좋습니다.
- 흙 — 까다롭지 않습니다. 변종 항목의 설명으로는 물빠짐이 좋은 흙이 바람직하고 건조한 땅에서 잘 견딥니다. 일부러 비옥한 흙을 만들어 줄 필요는 없습니다.
- 규모 — 덩굴 길이가 5~7m까지 자랍니다. 좁은 화분 지지대 하나로는 금방 넘칩니다. 처음부터 한 면을 통째로 내줄 수 있는 울타리나 담장을 정해 두고 심는 편이 뒷감당이 쉽습니다.
- 추위 — 변종 항목은 내한성이 약하다고 적고 있고, 자생지도 남부와 서해·동해의 섬 위주입니다. 중부 이북에서 노지에 심는다면 바람막이가 되는 남향 담장 곁처럼 겨울이 덜 혹독한 자리를 고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과 거름 — 과하게 챙기지 않습니다
계요등은 도감에 물주기 기준이 따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글에서도 “며칠에 한 번” 같은 수치는 드리지 않겠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두 가지입니다.
- 건조에 잘 견딥니다(변종 항목). 땅에 심어 뿌리를 내린 뒤에는 비에 맡겨 두어도 대체로 버팁니다. 심은 직후 자리 잡을 때와, 가뭄이 길어져 잎이 축 처질 때 넉넉히 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 너무 비옥하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도감의 변종 항목은 너무 비옥하게 관리하면 필요 이상으로 무성하게 자라고 꽃도 많이 피지 않는다고 적습니다. 따로 시비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도 붙어 있습니다.
정리하면 계요등은 거름을 주지 않는 것이 관리입니다. 잎만 무성하고 꽃이 드문 덩굴이 되지 않으려면, 퇴비나 비료를 아끼는 쪽이 맞습니다.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 3단계
관리 — 줄기 정리와 퍼짐 단속
겨울에 말라 죽는 윗부분
도감은 계요등의 줄기 윗부분이 겨울에 죽는다고 적습니다. 겨울에 덩굴 끝이 말라 있는 것은 병이 아니라 원래 그런 것입니다.
- 봄에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마른 윗줄기를 걷어 내 울타리를 정리합니다.
- 살아 있는 줄기와 죽은 줄기가 헷갈리면, 새순이 어디서 나오는지 확인한 뒤 그 위쪽의 마른 부분만 자릅니다.
덩굴 방향 잡기
- 한여름에 덩굴이 한창 뻗을 때 원하는 방향으로 한두 번 감아 주면 알아서 따라 오릅니다.
- 나무를 감고 오르게 두지 않습니다. 덩굴이 나무 위를 덮으면 그 나무의 볕을 가립니다.
- 잘라 낸 줄기에 손이 닿으면 냄새가 나니, 장갑을 끼고 작업하는 편이 편합니다.
해외에서는 침입종입니다
한 가지는 알고 심는 것이 좋습니다. 계요등은 원산지 밖인 미국에서 골칫거리 침입종으로 관리됩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 농업소비자서비스부(FDACS)는 계요등을 유해잡초(noxious weed) 목록에 올려 두고 있으며, 그 이유로 여러 에이커를 덮는 빽빽한 덩굴 덩어리를 만들어 하층 식물을 덮고 나무를 상하게 하거나 죽인다는 점을 듭니다. 또 마디가 붙은 줄기 조각에서 뿌리가 나 새 개체가 자리 잡는다고 설명합니다.
우리나라는 계요등의 자생지이므로 사정이 다릅니다. 다만 이 설명에서 정원사가 얻을 교훈은 분명합니다.
- 가지치기한 줄기를 흙 위에 그냥 버려 두지 않습니다. 마디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
- 땅을 기는 줄기는 제때 걷어 원하지 않는 곳으로 번지지 않게 합니다.
- 계요등을 다른 나라로 가져가거나 씨앗을 보내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사진: Forest and Kim Starr / CC BY 3.0 us (Wikimedia Commons)
번식 — 가을 씨앗, 또는 꺾꽂이
도감이 적은 번식법은 두 가지입니다. 가을에 익는 종자를 직파하거나, 줄기를 잘라 꺾꽂이합니다.
씨앗으로
- 9~10월, 열매가 황갈색으로 익으면 따 둡니다.
- 변종 항목의 설명대로 받은 종자를 곧바로 뿌립니다(채파). 오래 묵히지 않는 것이 요령입니다.
- 심을 자리에 바로 뿌리거나, 작은 화분에 뿌려 이듬해 자리를 잡으면 울타리 밑으로 옮깁니다.
꺾꽂이로
도감의 변종 항목에 실용적인 힌트가 있습니다. 활발히 자라는 줄기에는 아래로 뻗는 것과 위로 뻗는 것이 있는데, 아래로 뻗는 줄기에 공기뿌리가 잘 생기므로 잘라 심으면 쉽게 번식한다는 것입니다.
- 한창 자라는 철에 땅 쪽으로 늘어진 줄기를 살펴 공기뿌리가 돋은 마디를 찾습니다.
- 그 마디가 포함되게 줄기를 자릅니다.
- 마디 부분이 흙에 묻히게 꽂고, 뿌리가 자리 잡을 때까지 흙이 바싹 마르지 않게 합니다.
해외 침입종 설명에서 본 것처럼 마디만 있으면 뿌리를 내리는 힘이 강한 덩굴이라, 꺾꽂이는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오히려 원하지 않는 곳에서 저절로 뿌리내리지 않도록 신경 쓰는 쪽이 더 중요합니다.
헷갈리는 계요등 무리 구별
국립수목원 도감에는 계요등과 별도로 좁은잎계요등과 털계요등이 따로 올라 있습니다. 꽃은 셋이 거의 같고, 잎을 보면 가릅니다.
| 구분 | 잎 모양 | 잎 뒷면 | 도감 분포·자리 |
|---|---|---|---|
| 계요등 | 달걀 모양 또는 난상 피침형, 길이 5~12cm, 너비 1~7cm | 잔털이 있거나 없음 | 제주·남부·충남, 울릉도·대청도 / 산기슭 양지나 물가 |
| 좁은잎계요등 | 좁고 긴 피침형, 길이 3~16cm, 폭 5~10mm | 맥 위에 털 | 바다를 따라 대청도·울릉도까지 / 돌담·길가 |
| 털계요등 | 넓은 달걀 모양, 길이 5~12cm | 융털이 빽빽함 | 바다를 따라 대청도·울릉도까지 / 돌담·길가 |
가장 쉬운 구별법은 잎 폭입니다. 잎이 손가락 한 마디 폭도 안 되게 가늘고 길면 좁은잎계요등, 잎 뒤를 만졌을 때 벨벳처럼 털이 빽빽하면 털계요등으로 보면 됩니다.
이럴 땐 이렇게
덩굴은 무성한데 꽃이 적습니다 — 거름이 많았거나 볕이 부족한 것입니다. 도감의 변종 항목은 너무 비옥하면 무성하게만 자라고 꽃이 적다고 적습니다. 거름을 끊고, 가리는 나무가 있으면 정리합니다.
겨울에 줄기 끝이 다 말랐습니다 — 정상입니다. 줄기 윗부분은 겨울에 죽습니다. 봄에 새순이 나오면 마른 부분을 걷어 냅니다.
정원 곳곳에서 계요등이 올라옵니다 — 잘라 버린 줄기가 뿌리를 내렸거나, 땅을 기던 줄기의 마디가 흙에 닿아 자리 잡은 것입니다. 보이는 대로 뽑고, 가지치기한 줄기는 모아서 치웁니다.
냄새 때문에 불편합니다 — 가만히 두면 냄새는 거의 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잎을 스치는 통로 곁이라면 덩굴을 울타리 바깥쪽으로 유인합니다.
덩굴이 옆 나무를 덮었습니다 — 나무 위로 오른 줄기는 잘라 내고 울타리 쪽으로 다시 감아 줍니다. 나무를 덮게 두면 그 나무가 볕을 잃습니다.
연중 관리 달력
| 시기 | 할 일 |
|---|---|
| 봄 (새순 무렵) | 겨울에 말라 죽은 윗줄기 걷어 내기, 덩굴 유인 방향 정하기 |
| 초여름 | 뻗는 덩굴을 울타리 쪽으로 감아 주기, 나무 쪽으로 가는 줄기 정리 |
| 한여름 (한창 자랄 때) | 공기뿌리 돋은 줄기로 꺾꽂이, 땅을 기는 줄기 단속 |
| 7~8월 | 개화. 거름은 주지 않음, 긴 가뭄에만 물 |
| 9~10월 | 열매가 황갈색으로 익으면 채종해 곧바로 파종 |
| 겨울 | 줄기 윗부분이 말라 죽음 — 봄까지 그대로 둠 |
이름의 내력 — 鷄尿藤, 닭 오줌 덩굴
계요등(鷄尿藤)은 글자 그대로 닭(鷄) 오줌(尿) 덩굴(藤)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식물체에서 닭의 오줌 냄새가 난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합니다. 도감에는 계뇨등이라는 표기도 비추천명으로 올라 있는데, 尿를 ‘뇨’로 읽은 같은 이름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웃 나라 이름도 모두 냄새에서 왔다는 점입니다.
- 중국명 鷄屎藤 — 닭(鷄) 똥(屎) 덩굴(藤). 우리보다 한 단계 더 나갔습니다.
- 일본명 헤쿠소카즈라(屁糞葛) — 방귀(屁)와 똥(糞)의 덩굴(葛).
- 별칭 구렁내덩굴 — 구린내를 떠올리게 하는 우리말 별칭입니다.
- 속명 Paederia — 악취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왔고, 종소명 foetida도 ‘냄새가 고약한’이라는 뜻입니다. 학명마저 두 번 연달아 냄새를 말하는 셈입니다.
세 나라와 학명이 모두 한 가지 특징만 붙잡아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만큼 잎을 비볐을 때의 냄새가 강렬했다는 뜻이고, 그만큼 꽃은 이름에서 빠져 버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옛 쓰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한방에서 열매와 뿌리를 말려 관절염이나 각종 염증 치료약으로 쓰기도 했고, 민간에서는 동상과 벌레 물린 상처에 쓰기도 했다고 기록합니다. 다만 이것은 전해 오는 쓰임에 대한 기록일 뿐입니다. 효능이 확인된 약으로 여겨 스스로 달여 먹거나 바르는 일은 권하지 않습니다.
꽃말
계요등의 꽃말은 지혜라고 전해집니다.
공식 기록으로 확인되는 꽃말은 아니지만, 이 덩굴에 잘 어울리는 말입니다. 겉만 보고, 이름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는 것 — 계요등을 제대로 알려면 이름에 붙은 냄새 너머의 꽃을 들여다봐야 하니까요.
마무리
계요등은 이름으로 먼저 알려지고, 꽃으로는 늦게 알려지는 식물입니다. 잎을 비비지 않으면 냄새는 나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면 흰 종 안에 자줏빛이 고여 있습니다.
키우는 법도 간단합니다. 볕 드는 울타리를 내주고, 거름은 아끼고, 잘라 낸 줄기는 치울 것. 이 셋만 지키면 한여름마다 담장 한 면이 작은 흰 꽃으로 덮입니다.
쇼츠 「이름에 닭 오줌이 들어간 꽃」 바로 보기 이 글의 이미지는 실제 사진이 아니라 국립수목원 도감의 형태 기술을 바탕으로 생성한 것입니다.
참고 자료
-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 식물도감 계요등(도감번호 32503), 좁은잎계요등(31592), 털계요등(31587)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계요등
- Florida Department of Agriculture & Consumer Services — Paederia spp.
- iNaturalist — Paederia foetida 관찰 기록
제 생각은요
저는 이 글에서 사람들이 가장 놓치기 쉬운 대목이 거름 이야기라고 봅니다. 덩굴이 무성한데 꽃이 안 핀다고 하면 대부분 비료부터 더 주기 마련인데, 계요등은 오히려 비옥하게 관리할수록 잎만 우거지고 꽃이 줄어든다니, 아무것도 안 주는 것이 관리라는 말이 역설 같지만 정답인 셈입니다. 냄새 문제도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잎을 비비지 않으면 나지 않는 냄새 때문에 닭 오줌이니 방귀니 하는 이름을 세 나라에서 붙여 놓고, 정작 흰 종 안에 자줏빛이 고인 꽃은 이름 어디에도 넣지 않았으니까요. 다만 5~7미터까지 뻗고 마디만 닿아도 뿌리를 내리는 성질을 보면, 화분 하나로 가볍게 시작하려는 분보다는 담장 한 면을 통째로 내줄 수 있는 분께 권하고 싶은 덩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