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밑씻개 이름 유래 — 사위질빵·꽃며느리밥풀·큰개불알풀·며느리배꼽까지, 이름 때문에 억울한 꽃 5가지 풀이

우리 들에는 생김새는 고운데 이름 때문에 손해를 보는 꽃들이 있습니다. 소리 내어 부르면 웃음부터 나오거나, 아이 앞에서 말하기가 머뭇거려지는 이름들입니다. 그런데 이름을 한 토막씩 떼어 보면 대부분 까닭이 있습니다. 옛날 풍습에서 나온 이름이 있고, 슬픈 이야기에서 나온 이름이 있고, 열매나 잎의 생김새를 그대로 옮긴 이름도 있습니다. 바다를 건너온 이름이라는 설이 붙은 것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튜브 롱폼 「이름 때문에 억울한 꽃 BEST 5」에서 꼽은 다섯 송이를 영상보다 조금 더 자세히 정리합니다. 순위는 이름이 얼마나 억울한가를 기준으로 매겼습니다. 5위는 알고 나면 다정한 이름이고, 1위로 갈수록 정말 억울해집니다.

억울한 이름의 꽃 5종

이미지: AI로 생성한 영상 프레임 (잊혀진 정원) — 5위 사위질빵부터 1위 며느리밑씻개까지

다섯 송이 한눈에

순위이름학명이름을 풀면피는 때만나는 곳
5위사위질빵Clematis apiifolia사위가 짐을 질 때 쓰는 끈7~9월전국 산기슭, 밭둑 울타리
4위꽃며느리밥풀Melampyrum roseum며느리의 밥알7~8월전국 산의 숲 가장자리
3위큰개불알풀Veronica persica열매가 개의 고환을 닮은 풀이른 봄~5월충청 이남 밭둑, 길가 양지
2위며느리배꼽Persicaria perfoliata며느리의 배꼽7~9월전국 길가, 개울가, 빈터
1위며느리밑씻개Persicaria senticosa며느리가 볼일 보고 밑을 닦는 풀7~9월전국 물가, 길가, 빈터

식물 이름을 읽는 요령 — 토막 내기

우리 식물 이름은 여러 토막이 붙어 만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긴 이름일수록 앞에서부터 한 토막씩 떼어 보면 뜻이 드러납니다. 이 글에 나오는 토막만 먼저 정리해 둡니다.

토막뜻예
꽃-이름이 비슷한 친척 풀과 구별하려고 앞에 붙인 말꽃며느리밥풀
큰-비슷한 종보다 몸집이 큼큰개불알풀
질빵짐을 질 때 어깨에 거는 끈(멜빵)사위질빵
밥풀밥알며느리밥풀
밑씻개볼일을 보고 밑을 닦던 짚이나 풀잎, 헌 종이며느리밑씻개
-아재비아저씨의 옛말. 식물 이름에서는 ‘무언가를 닮은 풀’사광이아재비

이렇게 떼어 놓고 보면 이상한 이름도 문장처럼 읽힙니다. 이제 5위부터 차례로 보겠습니다.

5위 사위질빵 — 놀림 속에 숨은 장모의 사랑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시골 울타리와 산기슭 덤불을 하얗게 덮는 덩굴이 있다면 사위질빵일 가능성이 큽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흰 조각 네 장은 사실 꽃받침이고, 그 가운데에서 수술이 폭죽처럼 뻗어 나옵니다. 이런 꽃이 한 덩굴에 수십 송이씩 모여 달려서 멀리서 보면 덤불에 눈이 내린 것 같습니다.

사위질빵 꽃 덤불

이미지: AI로 생성한 영상 프레임 (잊혀진 정원)

이름 풀이 — 사위는 딸의 남편이고, 질빵은 지게나 짐을 등에 질 때 어깨에 거는 끈입니다. 합치면 사위가 짐을 질 때 쓰는 끈입니다.

왜 그런 이름일까 — 옛날에는 가을걷이 때 사위를 불러 일손을 돕게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장모는 귀한 사위가 힘들까 봐 남들 몰래 사위 짐을 조금씩 덜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덩굴은 줄기가 연해서 조금만 당겨도 툭 끊어집니다. 그걸 본 사람들이 “사위 짐이 저렇게 가벼우니 이 약한 덩굴로 멜빵을 만들어도 안 끊어지겠다”고 놀렸고, 그 놀림이 그대로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이 유래를 소개합니다.

그래서 꽃말도 비웃음입니다. 하지만 이름 속에 들어 있는 건 사위를 아끼는 장모의 마음이라 알고 나면 억울할 게 별로 없습니다. 이것이 5위인 이유입니다.

  • 알아보는 법 — 잎이 세 장씩 모인 겹잎, 흰 꽃받침 네 장, 가을이면 열매마다 흰 깃털이 달려 덤불에 은빛 수염처럼 남습니다.
  • 만나는 곳 — 전국 산기슭과 밭둑, 울타리. 7~9월에 핍니다.

4위 꽃며느리밥풀 — 꽃잎 위에 남은 밥알 두 알

한여름 산길을 걷다 보면 숲 가장자리에 붉은 꽃이 이삭처럼 줄지어 핀 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꽃 하나를 가까이 들여다보면 입술처럼 생긴 아래쪽 꽃잎 한가운데에 하얀 알갱이 두 개가 도드라져 있습니다. 정말 밥알 두 알을 올려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꽃며느리밥풀 밥알 무늬

이미지: AI로 생성한 영상 프레임 (잊혀진 정원)

이름 풀이 — 밥풀은 밥알을 뜻하는 말이라 며느리밥풀은 며느리의 밥알입니다. 맨 앞의 ‘꽃’은 이름이 비슷한 친척 풀들과 구별하려고 붙인 말입니다.

왜 그런 이름일까 — 이 무늬에는 오래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시집살이가 몹시 고된 며느리가 밥을 짓다가 밥이 잘 익었는지 보려고 밥알 두 알을 입에 넣었습니다. 마침 그걸 본 시어머니가 어른보다 먼저 밥을 먹었다며 모질게 때렸고, 며느리는 앓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무덤가에 피어난 꽃의 입술에 밥알 두 알이 붙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며느리밥풀꽃 설화’로 실려 있습니다.

꽃말은 여인의 한입니다(원망, 질투로 소개하는 자료도 있습니다). 이름이 서럽지만 그 서러움만큼은 우리 이야기에서 나온 이름이라 4위에 두었습니다.

밥알 무늬를 단 친척들 — ‘며느리밥풀’이라는 이름은 이 꽃 하나에만 붙은 게 아닙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꽃며느리밥풀, 긴꽃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 수염며느리밥풀, 알며느리밥풀, 애기며느리밥풀, 흰수염며느리밥풀처럼 같은 무리의 이름이 여럿 올라 있습니다. 잎과 꽃받침의 털, 포엽(꽃 밑의 작은 잎) 모양으로 나뉩니다.

  • 화단에서는 잘 안 산다 — 꽃며느리밥풀은 다른 풀의 뿌리에 붙어 영양을 일부 얻어 쓰는 반기생 한해살이풀입니다. 캐다 심으면 대부분 살지 못하니 산에서 보고 두고 오는 게 맞습니다.
  • 만나는 곳 — 전국 산의 숲 가장자리. 7~8월에 핍니다.

3위 큰개불알풀 — 이름을 바꿔 달라는 꽃

이른 봄, 아직 쌀쌀한 밭둑과 길가에 손톱만 한 하늘색 꽃이 점점이 깔린 걸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꽃잎 네 장에 짙은 파란 줄이 그어져 있고 가운데는 하얗게 비어 있어서 가까이 보면 작은 보석 같습니다. 꽃 지름은 8mm 안팎이고 잎겨드랑이마다 한 송이씩 달립니다.

큰개불알풀 꽃과 열매

이미지: AI로 생성한 영상 프레임 (잊혀진 정원) — 꽃과 열매

이름 풀이 — 이렇게 고운 꽃에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꽃이 아니라 열매에 있습니다. 꽃이 지면 동그란 주머니 두 개가 나란히 붙은 납작한 열매가 달립니다. 불알은 수컷의 고환을 낮춰 부르는 우리말이니, 개불알풀은 열매가 개의 고환을 닮은 풀입니다. 앞의 ‘큰’은 비슷한 개불알풀보다 몸집이 크다는 뜻입니다.

일본 이름도 같은 뜻 — 일본에서는 개불알풀을 イヌノフグリ(이누노후구리, 개의 음낭), 큰개불알풀을 オオイヌノフグリ(오오이누노후구리)라고 부릅니다.

사실은 유럽에서 온 풀 — 큰개불알풀은 유럽 원산의 귀화식물입니다.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 들에 뿌리를 내린 풀이라는 뜻입니다. 들어와 자리를 잡자마자 이 이름을 받은 셈입니다. 국립수목원 도감은 분포를 제주도, 울릉도와 충청도 이남으로 적고 있어 남쪽일수록 흔합니다.

봄까치꽃이라는 별명 — 그래서 오래전부터 이 꽃을 봄까치꽃으로 부르자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했으니, 봄이 왔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라는 뜻입니다. 박만규의 『우리나라식물명감』(1949)에 봄까치꽃이라는 이름이 나온다는 기록이 있고, 1970~80년대 야생화 애호가들이 이 이름을 널리 퍼뜨렸다는 이야기도 전합니다. 한편 “봄까지 핀다”는 뜻의 봄까지꽃이 맞다는 주장도 있어 표기가 갈립니다.

이름을 바꾼 친척 사례 — 같은 이름을 쓰던 꽃이 실제로 이름을 바꾼 적이 있습니다. 주머니 모양 입술꽃잎을 가진 난초 Cypripedium macranthos는 개불알꽃으로 불렸는데, 부르기 민망하다는 이유로 지금은 복주머니란이 추천 이름입니다. 꽃 모양이 설날 차는 복주머니를 닮은 난초라는 뜻입니다. 국립수목원 도감에도 개불알꽃은 이명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은 풀의 정식 이름은 아직도 큰개불알풀입니다. 억울하긴 하지만 봄까치꽃이라는 예쁜 별명이라도 얻었기에 3위입니다.

  • 만나는 곳 — 충청 이남의 밭둑과 길가 양지. 이른 봄부터 5월까지 가장 먼저 봄을 알립니다.

2위 며느리배꼽 — 옆집 풀 때문에 붙은 며느리

여름 개울가 풀숲을 타고 오르는 삼각형 잎의 덩굴입니다. 이 풀을 알아보는 방법은 딱 하나, 줄기 마디마다 동그란 접시 같은 턱잎이 줄기를 꿰듯 감싸고 있는지 보면 됩니다. 턱잎은 잎자루가 줄기에 붙는 자리에 따로 돋은 작은 잎입니다. 그 접시 한가운데에 작은 꽃이 모여 앉고, 꽃이 지면 열매가 그 자리에 쏙 박혀 있습니다.

며느리배꼽 턱잎과 열매

이미지: AI로 생성한 영상 프레임 (잊혀진 정원)

‘배꼽’은 어디일까 — 두 가지 풀이

  • 턱잎 위 열매 — 둥근 접시 위에 열매가 박힌 모습이 오목한 배꼽 같다는 풀이입니다. 흔히 이렇게 설명합니다.
  • 잎 안쪽에 붙은 잎자루 — 국립수목원 도감은 다르게 설명합니다. 보통 잎자루는 잎의 맨 아래 가장자리에 붙는데, 이 풀은 잎자루가 잎 밑에서 약간 안쪽으로 올라와 붙어 있어 배꼽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적습니다. 잎을 뒤집어 보면 잎 한가운데 가까이에 배꼽처럼 콕 박힌 자리가 보입니다. 이렇게 잎자루가 잎 안쪽에 붙은 잎을 방패형 잎이라고 합니다.

그럼 ‘며느리’는? —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 이 풀이 ‘며누리배꼽’으로 실렸고, 바로 옆에 아주 닮은 풀이 ‘며누리밑씻개’로 나란히 실렸습니다. 향명은 우리 고유의 이름이라는 뜻으로, 조선 땅의 식물에 우리말 이름을 정리해 붙인 책입니다.

흥미로운 건 일본 이름입니다. 며느리배꼽의 일본 이름은 イシミカワ(이시미카와)로 며느리도 배꼽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며느리배꼽은 일본 이름을 옮긴 게 아니라 우리 쪽에서 새로 지은 이름입니다. 생김새가 쌍둥이처럼 닮은 옆집 풀 며느리밑씻개 때문에 ‘며느리’가 따라붙었다고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만 이건 추정입니다.

며느리배꼽 실사 사진

사진: © Fyodor Pudovikov, iNaturalist (CC BY)

위 사진은 실제로 찍은 며느리배꼽입니다. 늦여름이면 열매를 감싼 꽃받침이 두툼하게 부풀면서 연녹색에서 붉은빛을 거쳐 청자색, 남색으로 변해 구슬처럼 보입니다. 그 안의 진짜 열매(수과)는 까맣게 익습니다. 도감에는 사광이풀이라는 다른 이름도 올라 있습니다.

며느리밑씻개와 구별하기

구분며느리배꼽며느리밑씻개
줄기 마디동그란 접시 모양 턱잎이 줄기를 감쌈턱잎이 작음
잎자루 붙는 자리잎 안쪽(방패형)잎 밑 가장자리
잎 모양삼각형삼각형, 밑이 심장 모양
꽃·열매턱잎 위에 모여 앉고 열매가 푸른 구슬처럼 됨가지 끝에 연분홍 꽃이 동그랗게 모여 핌
공통점줄기와 잎자루에 아래로 휜 갈고리 가시, 덩굴성 한해살이풀

배꼽까지는 제 생김새 탓이지만 며느리는 순전히 옆집 풀 때문에 붙었으니 2위입니다.

  • 만나는 곳 — 전국의 길가와 개울가, 집 근처 빈터. 7~9월에 핍니다.

1위 며느리밑씻개 — 바다를 건너온 이름

아마 이 목록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민망한 이름일 겁니다. 한여름 물가와 길가에 끝이 발그레한 연분홍 꽃이 사탕 알처럼 동그랗게 모여 핍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건 꽃받침이고 한 송이 한 송이는 쌀알보다 작습니다. 그런데 줄기를 만져 보면 손이 따끔합니다. 네모난 줄기와 잎자루에 아래로 휜 갈고리 가시가 촘촘하게 나 있기 때문입니다.

며느리밑씻개 꽃과 가시

이미지: AI로 생성한 영상 프레임 (잊혀진 정원) — 꽃과 줄기의 갈고리 가시

이름 풀이 — 밑은 엉덩이를 점잖게 이르는 말이고, 밑씻개는 휴지가 없던 시절 뒷간에서 볼일을 보고 밑을 닦던 짚이나 풀잎, 헌 종이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며느리밑씻개는 며느리가 볼일을 보고 밑을 닦는 풀, 그것도 가시가 촘촘한 풀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며느리가 미웠던 시어머니가 뒷간에 이 가시 풀을 뜯어다 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이 이야기는 이름이 생기고 나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바다 건너 일본 이름 — 이름의 출처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일본 이름입니다. 일본에서는 이 풀을 継子の尻拭い(마마코노시리누구이)라고 부릅니다. 마마코(継子)는 의붓자식, 시리(尻)는 엉덩이, 누구이(拭い)는 닦는다는 말이라 합치면 의붓자식의 밑씻개입니다. 의붓자식은 남편이나 아내가 다른 사람과 낳아 데려온 자식입니다. 미운 자식에게 가시 풀로 밑을 닦게 한다는 이름이죠.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 이 풀이 ‘며누리밑씻개’로 실리면서 의붓자식이 며느리로 바뀌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미운 사람의 자리에 우리 사정에 맞게 며느리를 앉힌 셈입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 『조선식물향명집』을 만든 학자들은 일본 이름을 옮기기만 한 게 아니라, 동의보감이나 산림경제 같은 옛 문헌과 몇 년 동안 모은 전국의 사투리를 토대로 이름을 지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꽃 이름은 다 일본 이름을 옮겼다”는 말은 과장이고, 이 글에서도 일본 이름 번역설은 며느리밑씻개 한 종에 대해서만 ‘설’로 소개합니다. 또 ‘씻는다’를 약으로 씻어 준다는 뜻으로 보는 해석도 있습니다.

사광이아재비라는 다른 이름 — 이 풀을 사광이아재비라고 부르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광이는 살쾡이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풀이가 있고, 아재비는 식물 이름에서 ‘무언가를 닮은 풀’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다만 표준국어대사전은 사광이아재비를 북한어로 올리고 있고,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쓰던 우리 이름이라는 주장은 근거 문헌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까지만 적습니다.

가시의 진짜 용도 — 어느 쪽이 맞든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 가시는 누구를 괴롭히려고 난 게 아닙니다. 가느다란 덩굴이 다른 풀을 붙잡고 햇빛 쪽으로 기어오르기 위한 손입니다. 그 손 때문에 남의 나라 의붓자식 이야기에 우리 며느리까지 얹힌 이름을 백 년 가까이 달고 살아온 셈입니다.

가장 흔한 곳에 피어서 가장 많은 사람에게 가장 억울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니 1위입니다.

  • 만나는 곳 — 전국의 물가와 길가, 빈터. 7~9월에 핍니다.

이름은 바뀔 수 있을까

식물의 우리 이름은 국가표준식물목록의 추천명이 기준이 됩니다. 개불알꽃이 복주머니란으로 바뀐 것처럼, 부르기 민망하거나 뜻이 좋지 않은 이름은 새 이름이 추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큰개불알풀과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은 아직 정식 이름 그대로입니다. 봄까치꽃이나 사광이아재비 같은 다른 이름이 있지만 표기와 근거를 두고 의견이 갈려서, 당분간은 두 이름을 함께 알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마무리

다섯 송이를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사위질빵은 장모의 마음이 담긴 놀림에서, 꽃며느리밥풀은 서러운 설화에서, 큰개불알풀은 열매 모양에서, 며느리배꼽은 잎자루 자리와 옆집 풀에서, 며느리밑씻개는 바다 건너 이름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이름은 억울해도 꽃은 모두 곱습니다. 다음에 길가에서 이 꽃들을 만나면 이름 대신 얼굴을 한번 봐 주세요.

영상 「이름 때문에 억울한 꽃 BEST 5」 바로 보기 이 글의 이미지는 실제 사진이 아니라 국립수목원 도감의 형태 기술을 바탕으로 생성한 것입니다(여섯 번째 사진 제외 — 며느리배꼽 실사 사진: © Fyodor Pudovikov, iNaturalist, CC BY).

참고 자료

제 생각은요

저는 이 다섯 가운데 가장 곱씹게 되는 쪽이 1위 며느리밑씻개보다 오히려 2위 며느리배꼽이라고 봅니다. 며느리밑씻개는 일본 이름 継子の尻拭い를 옮기는 과정에서 의붓자식이 며느리로 바뀐 내력이라도 있는데, 며느리배꼽은 그저 쌍둥이처럼 닮은 옆집 풀 때문에 ‘며느리’가 따라붙었다는 추정뿐이니, 이름이 얼마나 허술하게 만들어져 굳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건 이쪽이 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불알꽃이 복주머니란으로 바뀐 사례가 이미 있는 이상, 봄까치꽃이라는 별명까지 마련돼 있는 큰개불알풀의 이름을 그대로 두는 건 관성 말고는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며느리 계열 이름들은 사정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밥알 두 알 때문에 매를 맞았다는 설화까지 딸린 이 이름들은 민망함보다 그 시절 며느리가 받던 대접의 기록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부르기 좋게 지우는 것보다, 이 글처럼 토막을 떼어 유래를 읽어 주는 쪽이 꽃한테도 이름한테도 덜 억울한 길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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