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 키우기와 삼취부용의 유래 — 무궁화와 구분법, 씨앗 받는 시기

아침에 본 흰 꽃과 저녁에 본 붉은 꽃이 같은 꽃일 수 있습니다. 부용이라면 그렇습니다.

부용꽃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하루에 세 번 옷을 갈아입습니다

부용의 학명은 Hibiscus mutabilis입니다. 종소명 mutabilis는 ‘변하는’이라는 뜻입니다. 학명이 이 꽃의 성질을 그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흰빛으로 열립니다. 낮이 되면 연분홍으로 물듭니다. 저녁에는 진분홍이 되고, 그날 밤 시듭니다. 하루짜리 꽃인데, 그 하루 안에서 색이 세 번 바뀝니다.

옛사람들은 이 모습을 두고 삼취부용(三醉芙蓉)이라 했습니다. ‘세 번 취한 부용’입니다. 술이 오르면서 얼굴빛이 달라지는 선녀에 빗댄 이름입니다.

한 그루에 꽃이 여럿 달리므로, 같은 나무에서 흰 꽃과 붉은 꽃을 동시에 보게 됩니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핀 꽃들입니다.

무궁화와 구분하기

부용과 무궁화는 같은 무궁화속(Hibiscus)입니다. 꽃 모양이 닮아 자주 헷갈립니다.

부용 무궁화
학명 Hibiscus mutabilis Hibiscus syriacus
꽃 지름 10~13cm 6~10cm
꽃 색 흰색 → 분홍 → 진분홍으로 변함 분홍 계열, 안쪽에 짙은 붉은 무늬
둥글고 3~7갈래, 길이·너비 10~20cm 달걀형, 3갈래, 더 작음
잎 뒷면 흰 별모양털이 빽빽 맥 위에만 털
개화 8~10월 8~9월
줄기 초본성에 가까움 목질, 껍질이 질겨 잘 안 꺾임

가장 확실한 것은 크기와 색 변화입니다. 손바닥만 하고 하루 사이에 색이 바뀌면 부용입니다. 잎 뒷면을 만져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부용은 흰 털이 빽빽해 보송보송합니다.

부용 개화 3단계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 3단계

부용 색 변화 기록

사진: “Hibiscus mutabilis, changing colors” by Vinayaraj is licensed under CC BY-SA 3.0. To view a copy of this license, visit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이 한 장이 빠릅니다. 같은 꽃 한 송이를 오전 8시 15분부터 오후 5시 25분까지 아홉 번 찍은 기록입니다. 아침의 흰 꽃과 저녁의 진분홍 꽃이 같은 꽃이라는 사실이 그대로 보입니다.

부용은 어떤 식물인가

아욱과의 낙엽활엽소교목 또는 반관목입니다. 높이는 1~3m. 줄기는 나무라기엔 무르고 풀이라기엔 단단한, 중간쯤 성질입니다.

중국 원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립수목원 도감은 분포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에 자생한다고 기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부지방 뜰과 담장가에 심습니다.

심기 — 자리와 흙

부용은 까다롭지 않은 축에 듭니다.

  • — 양지에서 잘 자랍니다.
  • 추위내한성이 강한 편입니다. 같은 남부 수종인 금목서보다 훨씬 낫습니다.
  • 바닷바람 — 해안지방에서도 생육이 양호합니다. 바닷가 정원에 쓸 만한 꽃입니다.
  • — 습도가 높고 비옥한 사질양토가 적지입니다.

심는 시기는 봄(4~5월)이 무난합니다.

물주기와 관리

물은 넉넉히 줍니다. 잎이 크고 넓어 증산량이 많습니다. 한여름에 마르면 잎이 축 처지므로 물이 신호가 됩니다.

꽃은 하루면 지지만, 8월부터 10월까지 계속 새 꽃이 올라옵니다. 진 꽃을 정리해 주면 보기에 깔끔합니다.

번식 — 씨앗은 ‘받는 시기’가 전부입니다

실생·꺾꽂이·포기나누기가 모두 됩니다. 집에서 쉬운 것은 꺾꽂이이고, 씨앗은 요령이 하나 있습니다.

씨앗 — 열매(삭과)가 완전히 벌어지기 직전, 종자가 아직 덜 여물었을 때 받습니다. 이걸 바로 뿌리거나, 5~7℃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봄에 파종합니다.

반대로 삭과가 완전히 열린 뒤에 받은 씨앗은 너무 말라서 발아에 2~3년이 걸립니다. 씨앗이 안 난다며 포기하기 쉬운 지점인데, 원인은 채취 시기입니다.

꺾꽂이 — 봄에 가지를 잘라 꽂습니다. 묘목을 많이 얻기에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이럴 땐 이렇게

아침에 본 꽃이 저녁에 색이 다릅니다 — 정상입니다. 부용의 성질입니다.

꽃이 하루 만에 집니다 — 이것도 정상입니다. 대신 새 꽃이 계속 올라옵니다.

한여름에 잎이 축 늘어집니다 — 물 부족 신호입니다. 잎이 크고 넓어 다른 나무보다 물을 많이 씁니다.

씨를 뿌렸는데 안 납니다 — 열매가 완전히 벌어진 뒤 받은 씨앗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음 해에는 벌어지기 직전에 받아 보세요.

꽃말

부용의 꽃말은 행운은 반드시 온다입니다. 하루 만에 지면서도 이튿날 새 꽃을 올리는 성질에서 나온 말입니다.

마무리

부용을 두고 하루짜리 꽃이라 하면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그 하루 안에서 세 번 색을 바꾸고, 다음 날 다른 꽃이 같은 일을 반복합니다.

오늘 본 부용의 색이 어제와 달랐다면, 그건 다른 꽃입니다.

쇼츠 「아침에 흰 꽃이 저녁에는 붉어집니다」 바로 보기 이 글의 이미지는 실제 사진이 아니라 국립수목원 도감의 형태 기술을 바탕으로 생성한 것입니다. 종의 특징이 어긋나지 않도록 개화기·꽃 색·잎 모양을 도감과 대조해 만들었습니다.

참고 자료

제 생각은요

저는 이 글에서 가장 값진 대목이 화려한 색 변화 이야기가 아니라 씨앗 받는 시기라고 봅니다. 삭과가 완전히 벌어진 뒤에 받은 씨앗은 발아에 2~3년이 걸린다는 한 줄은, 씨를 뿌리고 한 해 기다리다 포기하는 사람을 구해 주는 정보인데 정작 이런 건 검색해도 잘 안 나옵니다. 반대로 삼취부용이니 하루 세 번 옷을 갈아입는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이미 여기저기서 많이 다뤄서, 알고 나면 신기함이 오래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무궁화와 헷갈리는 분이라면 표를 다 외울 필요 없이 잎 뒷면의 흰 털 하나만 기억해도 충분하다고 보고, 남부 바닷가에 마당이 있는 분에게는 내한성과 바닷바람 이야기만으로도 심어 볼 이유가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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