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을 좋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능을 더하는 게 아니라 빼는 것이었어요. 소프트웨어 분석 기업 펜도(Pendo)가 615개 제품을 분석해 보니, 평균적인 소프트웨어 기능의 80%는 거의 또는 전혀 쓰이지 않았다고 해요(출처: Pendo). 저도 제가 만든 앱에서 탭 하나, 테마 다섯 개, 확대 기능 하나를 걷어내고 나서야 이 말을 실감했습니다.
먼저 제 소개를 짧게 할게요. 저는 현직 레미콘(믹서트럭) 기사예요. 코딩은 전공도 직업도 아니고, AI(Claude)의 도움을 받아 “레미콘 운행일지”라는 웹앱을 직접 만들어 쓰고 있어요. 순수 HTML/CSS/JavaScript로만 만든 PWA(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쓰는 웹앱)이고, 서버 없이 데이터는 브라우저에만 저장됩니다. 이번 글은 그 앱에 뭘 더했는지가 아니라, 뭘 뺐는지에 대한 기록이에요.
앱 기능 줄이기, 왜 데이터가 그렇게 하라고 할까
기능을 줄이는 게 남는 장사라는 건 감이 아니라 데이터예요. 펜도의 2019년 기능 채택 리포트에 따르면 제품 기능의 채택률 중앙값은 6.4%에 불과했어요(출처: Pendo). 기능 100개를 만들어도 실제로 쓰이는 건 6~7개 수준이라는 뜻이에요. 안 쓰이는 기능에 낭비된 클라우드 기업 R&D 비용은 약 295억 달러로 추산됐습니다.
앱 삭제 통계도 같은 방향을 가리켜요. 앱 설치 하루 뒤 평균 삭제율은 47%, 30일 후에는 67%에 이른다는 분석이 있어요(출처: AppsFlyer 등 마케팅 분석 기업). 첫 화면에서 뭘 하는 앱인지 바로 안 보이면, 기능이 아무리 많아도 써볼 기회조차 없는 거죠.
빅테크도 같은 결정을 해요. 인스타그램은 별도 앱이던 IGTV를 본 앱에 통합해 종료하고, 하이퍼랩스·부메랑 같은 부속 앱도 삭제하면서 릴스 하나에 집중했어요. 개인이 만든 작은 앱이라고 다를 이유가 없더라고요.
내가 실제로 뺀 세 가지 기능
두 달 동안 제 앱에서 뺀 건 세 가지예요. 셋 다 “언젠가 쓰겠지”였다가 “안 쓰네”로 판명 난 기능들이에요.
| 뺀 것 | 시기 | 뺀 이유 |
|---|---|---|
| ‘기록’ 탭 | 2026년 6월 말 | 달력에서 날짜를 눌러 입력하는 흐름과 중복 |
| 테마 7개 → 2개 | 2026년 6월 중순 | 다크·화이트 외에는 거의 안 씀 |
| 두 손가락·더블 탭 확대 | 허용 사흘 만에 재차단 | 운전 중 오조작으로 의도치 않은 확대 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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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같은 일을 하는 길이 두 개면 하나는 뺀다
‘기록’ 탭을 통째로 없앤 이유는 중복이었어요. 원래 하단 탭에 기록 전용 화면이 따로 있었는데, 달력에서 날짜를 누르면 바로 입력 화면이 열리거든요. 같은 일을 하는 길이 두 개 있으면, 쓰는 사람은 어느 쪽이 맞는지 매번 고민하게 돼요. 그래서 2026년 6월 말에 탭 하나를 덜어내고 달력 입력 흐름만 남겼습니다.
둘, 테마 7개를 2개로 줄이며 배운 것
테마 축소는 한 번에 가지 못했어요. 빨강·초록·주황·보라까지 7가지 테마를 넣어뒀지만, 실제로는 기본 다크만 썼거든요. 줄였다가 되돌리고, 다시 적용하는 과정을 거쳐 다크와 화이트 두 개만 남겼어요.
그 과정에서 화이트 테마의 글자가 잘 안 보이는 문제가 드러났어요. 어두운 배경 기준으로 정한 색을 밝은 배경에 그대로 쓰면 안 되더라고요. 색을 따로 손보고 나서야 마무리됐어요. 기능을 빼는 작업도 공짜가 아니라는 걸 그때 배웠습니다.

셋, 확대 기능은 열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막았다
두 손가락 확대는 허용 사흘 만에 다시 차단했어요. 처음엔 화면을 확대할 수 있으면 편하겠다 싶어 열어뒀는데, 운전 중에 화면을 스치면 의도치 않게 확대됐어요. 원래대로 돌리느라 오히려 더 번거로웠죠. 그래서 두 손가락 확대와 더블 탭 확대를 모두 막고, 대신 글자 자체를 키우는 쪽으로 갔어요. 2026년 7월 말에 전체 글자 크기를 1.25배로 올렸습니다(헤더 25px, 입력칸 17px).
기능 뺄 때 겁나는 이유, 그리고 답
기능을 못 지우는 이유는 하나예요. “언젠가 필요할까 봐”죠. 그런데 지운 코드는 기록(버전 관리 이력)에 남아 있어서,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꺼낼 수 있어요. 반대로 화면에 남아 있는 안 쓰는 기능은 매일 비용을 치릅니다. 화면을 복잡하게 만들고, 버그가 숨을 자리를 늘리니까요.
실제로 사진 첨부 기능도 넣었다가 이틀 만에 뺐어요. 사진을 브라우저 저장소에 넣는 순간 5MB 한도가 차버렸거든요. 못 지웠다면 기록 데이터까지 위험해질 뻔했어요. 개인용 앱은 쓰는 사람이 곧 만드는 사람이라, “이 기능 안 쓰네”가 바로 보이고 바로 뺄 수 있어요. 회사 앱이면 결재 라인 때문에 못 할 일이죠.
그렇게 줄인 앱으로 2026년 6월 1일부터 7월 24일까지 40일간 기록을 이어갔어요. 총 210바리, 1,260루베, 운행거리 3,358km가 빠짐없이 남았습니다. 기능이 적어서 못 적은 게 아니라, 기능이 적어서 계속 적을 수 있었어요.

어떤 기능부터 줄여야 하나
앱 기능 줄이기의 순서는 사용률을 먼저 재는 것에서 시작해요. 전문가들의 공통 조언을 제 경험과 겹쳐 보면 이렇게 정리돼요.
- ☐ 기능별로 실제 사용 빈도를 확인한다 (개인 앱이면 “내가 최근 한 달간 눌렀나”로 충분)
- ☐ 사용률이 낮고 유지 부담(버그·화면 복잡도)이 큰 것부터 후보에 올린다
- ☐ 사용률이 낮아도 필수 경로(저장·백업 같은 것)는 제외한다
- ☐ 한 번에 다 걷어내지 말고 하나씩 뺀다
- ☐ 뺀 뒤에 불편이 생기는지 며칠 지켜본다
한 번에 다 걷어내지 말라는 조언은 특히 중요해요. 사용 데이터가 낮아도 그 기능에 의존하는 소수의 헤비유저가 있을 수 있거든요. 2025년 한 SaaS 기업 조사에서는 전체 기능의 50%가 활동이 거의 0이었고, 실제 사용량 대부분은 제품의 5%가 만들었다고 해요. 열에 여덟은 죽은 기능이라는 구조는 개인 앱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앱 기능을 줄이면 사용자가 불편해하지 않나요?
안 쓰이던 기능을 빼면 오히려 쓰기 편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펜도 조사에서 기능 채택률 중앙값은 6.4%에 불과했고, 국내 사례에서도 복잡한 가입 절차를 5단계로 단순화하자 7일 이탈률이 72%에서 34%로 떨어졌어요. 다만 소수라도 그 기능에 의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하나씩 단계적으로 빼는 게 안전합니다.
지운 기능이 나중에 필요해지면 어떻게 하나요?
지운 코드는 버전 관리 기록에 그대로 남아 있어서 다시 꺼낼 수 있어요. 그래서 “언젠가 필요할까 봐”는 못 지울 이유가 되지 않아요. 오히려 화면에 남은 안 쓰는 기능이 복잡도와 버그라는 비용을 매일 치릅니다.
어떤 기능부터 줄이는 게 좋나요?
사용률이 낮으면서 유지 부담이 큰 기능부터 후보로 올리는 게 공통된 조언이에요. 개인 앱이라면 “최근 한 달간 내가 눌렀는지”만 따져도 충분해요. 단, 사용 빈도가 낮아도 저장이나 백업처럼 필수 경로에 해당하는 기능은 제외해야 합니다.
코딩을 몰라도 앱 기능 줄이기가 가능한가요?
가능해요. 저도 코딩이 전공도 직업도 아닌 레미콘 기사지만, AI의 도움을 받아 탭 제거·테마 축소·확대 차단을 직접 했어요. 기능을 빼는 판단은 코드 실력이 아니라 “내가 이걸 실제로 쓰는가”라는 관찰에서 나오기 때문이에요. 다만 화이트 테마 글자색처럼 빼는 과정에서도 손볼 게 생기니, 한 번에 하나씩 바꾸는 걸 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