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운행일지 앱을 직접 만든 이유는 하나예요. 종이 일지로는 유류 정산이 맞는지 검증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직 레미콘(믹서트럭) 기사이고, 코딩은 전공도 직업도 아니에요. 그런데도 AI의 도움을 받아 제 손으로 앱을 만들어 쓰게 됐고, 이 글은 그 시작점 이야기입니다.

종이 운행일지, 뭐가 그렇게 불편한가요
종이 운행일지는 기록은 되지만 계산과 비교가 전혀 안 되는 도구예요. 하루하루 적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그 기록을 나중에 써먹으려 할 때 터집니다.
제가 겪은 불편을 그대로 나열해볼게요.
- ☐ 비 오는 날, 시멘트 가루 날리는 날이면 일지가 젖고 더러워져요
- ☐ 도급비 결산때 정산내역을 하나하나 대조해야해요
- ☐ 월말이면 계산기를 들고 처음부터 다시 두드려야 해요
- ☐ 지난달과 이번 달을 비교할 방법이 없어요
- ☐ 유류 정산이 맞게 됐는지 검증이 안 돼요
- ☐ 정비 내역을 적어둔 페이지가 어디 갔는지 못 찾아요
여기서 ‘바리’는 레미콘 업계에서 운행 1회를 세는 단위를 말해요. 하루에 몇 바리를 뛰었는지가 곧 그날 일한 양이 됩니다.
기억으로 때우면 안 되는 이유 — 하루 2바리에서 9바리까지
바리수는 날마다 편차가 커서 기억에 의존하면 반드시 틀립니다. 제 실제 기록을 보면 가장 많이 뛴 날이 9바리(6월 1일), 가장 적은 날이 2바리(6월 30일)였어요. 매일 비슷하게 뛰면 “대충 5바리씩 했지”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2배 4배씩 차이 나는 날들이 섞이면 며칠만 지나도 정확한 숫자가 안 떠올라요.
40일간(2026년 6월 1일~7월 24일) 쌓인 제 기록은 이렇습니다.
| 항목 | 기록 (2026년 6/1~7/24, 근무 38일 기준) |
|---|---|
| 총 바리수 | 210바리 |
| 총 운반량 | 1,260루베(㎥) |
| 운행거리 | 3,358km |
| 하루 평균 | 5.5바리 |
| 최다/최소 | 9바리(6/1) / 2바리(6/30) |
| 오티(연장근무) | 6월 27시간 / 7월 21시간 |
이 숫자들이 종이에만 있었다면, 지금 이렇게 표로 정리하는 건 불가능했을 거예요.
결정적 계기는 유류 정산이었어요
레미콘 운행일지 앱을 만든 결정적 이유는 매달 반복되는 유류 정산 문제였어요. 유류 정산이란 회사가 정한 연료 소모율 기준으로 계산한 소모량과 실제 주유량의 차이를 매달 정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걸 종이로 따지려면 한 달치 주행거리와 주유량을 전부 다시 더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요.
앱으로 자동 계산해보니 결과가 매달 완전히 달랐습니다.
| 구분 | 6월 | 7월 (7/24까지) |
|---|---|---|
| 정산 방향 | 소모량이 주유량보다 9.6L 많음 → 그만큼 받음 | 주유량이 소모량보다 242.6L 많음 → 차감 |
| 정산 단가 | 리터당 1,500원 | 리터당 1,500원 |
6월엔 받는 쪽, 7월엔 차감되는 쪽이었어요. 이런 방향 전환을 종이 일지로 미리 알아챌 수 있을까요? 저는 못 했습니다. 숫자가 자동으로 계산돼야 “이번 달은 주유를 많이 했구나”를 월중에 알 수 있어요.

시중 앱은 왜 못 썼나요
가계부 앱도 업무일지 앱도 레미콘 기사의 항목을 담지 못해서 쓸 수 없었어요. ‘바리’, ‘오티’, ‘2시간초과 현장’, ‘폐수처리 현장’ 같은 항목이 있는 앱은 세상에 없더라고요. 여기서 ‘2시간초과’는 현장 대기가 2시간을 넘겨 별도 수당이 붙는 건을, ‘폐수처리’는 드럼 세척 폐수를 처리한 현장 건을 말해요.
범용 앱에 억지로 끼워 넣으면 메모장이랑 다를 게 없어요. 제 일에는 제 항목이 필요했습니다. 실제로 40일간 폐수처리 7건, 톨비 대형 74회·소형 8회, 정비 4건이 쌓였는데, 이런 항목을 기본으로 세어주는 앱은 직접 만드는 것 말고는 답이 없었어요.
단가 변동도 마찬가지예요. 바리당 단가가 6월 74,300원에서 7월 77,000원으로 올랐는데, 앱이 월별 단가를 따로 기억해줍니다. 참고로 이 단가는 제 기준이고, 공장·지역마다 달라요.
그래서 어떤 앱을 만들었나요
코딩을 모르는 현직 기사가 AI(Claude)의 도움으로 만든,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쓰는 무료 웹앱이에요. 순수 HTML/CSS/JavaScript로만 만들었고, 서버도 없어요. 데이터는 제 폰 브라우저 안(localStorage)에만 저장됩니다.
구성은 하단 탭 5개예요.
- 달력 — 날짜별 근무 상태를 한눈에
- 기록 — 바리수, 운반량, km, 주유량, 오티, 톨비, 정비, 메모, 현장 사진까지
- 통계(월말결산) — 월별 자동 합산과 유류 정산
- 연말결산 — 1년 치 누적
- 설정 — 바리당 단가, 연료 소모율(0.55L/km), 오티 시급 등 전부 직접 수정 가능
솔직하게 못 하는 것도 적을게요. 기기 간 동기화가 없어서 폰을 바꾸면 데이터를 옮겨야 하고, 브라우저 캐시를 지우면 기록이 날아가요. 완성품이 아니라 제 문제를 푼 개인용 도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레미콘 운행일지 앱은 무료인가요?
네, 완전 무료예요. GitHub Pages라는 무료 배포 서비스로 올려서 서버 비용 자체가 없고, 광고나 결제도 없습니다. 브라우저 주소창에 주소만 치면 설치 없이 바로 쓸 수 있어요.
코딩을 전혀 몰라도 이런 앱을 만들 수 있나요?
저도 코딩이 전공도 직업도 아니에요. AI(Claude)에게 “이런 화면이 필요하다, 이런 계산이 필요하다”고 말로 설명하면서 만들었습니다. 다만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고, 필요한 기능을 하나씩 붙여가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앱에 저장한 기록은 어디에 보관되나요?
기록은 서버가 아니라 사용자의 브라우저 저장공간(localStorage)에만 남아요. 그래서 남에게 데이터가 넘어갈 일은 없지만, 브라우저 캐시를 지우거나 폰을 바꾸면 기록이 사라질 수 있어요. 이건 이 앱의 명확한 한계입니다.
종이 운행일지 대신 앱을 쓰면 뭐가 제일 좋은가요?
월말 정산이 자동으로 끝난다는 점이에요. 저는 40일간 210바리, 3,358km를 기록했는데(2026년 6~7월 기준), 유류 정산까지 계산기 없이 앱이 합산해줬어요. 지난달과 이번 달 비교도 탭 한 번이면 됩니다.
다른 레미콘 기사도 이 앱을 쓸 수 있나요?
네, 주소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쓸 수 있어요. 바리당 단가, 연료 소모율, 오티 시급 같은 설정값을 전부 본인 조건에 맞게 바꿀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단가는 공장·지역마다 다르니 설정에서 꼭 본인 값으로 수정하세요.
이 내용은 2026년 7월 기준, 제 실사용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했어요. 앱은 개인이 만든 도구라 언제든 바뀔 수 있고, 각자의 근무 조건·단가는 소속 공장과 지역에 따라 다르니 본인 상황에 맞게 확인하시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