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기사는 한 달에 얼마나 벌어요?” 이 질문에 저는 늘 이렇게 답합니다. “그건 그달에 몇 바리 뛰었는지 봐야 알아요.” 레미콘 기사 수입은 월급처럼 고정된 숫자가 아니라, 매일의 운행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변동형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매일 믹서트럭을 모는 현직 레미콘 기사입니다. 오늘은 바리당 단가, 오티, 유류 정산까지 — 레미콘 기사 수입이 계산되는 구조를 통째로 해부해드립니다.

수입의 뼈대: 바리당 단가
레미콘 기사 수입의 기본 공식은 단순합니다.
월수입(매출) = 그달 총 바리 수 × 바리당 단가
‘바리’는 믹서트럭이 공장에서 현장까지 한 번 왕복하는 운행 단위입니다. 이 개념이 낯설다면 제가 따로 정리한 [레미콘 바리 뜻 — 현직 기사가 말하는 하루 몇 바리의 세계] 글을 먼저 보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예전에는 거리 구간별로 단가가 달라지는 방식이 흔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레미콘 운송노동조합이 생기면서 단가 체계가 정액제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한 바리를 뛰면 거리와 상관없이 지역별로 정해진 금액을 받는 구조입니다.
핵심은 이 정액 단가가 지역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제가 일하는 울산은 현재 바리당 77,000원입니다. 수도권은 2026년 6월 협상 타결로 7월부터 회당 75,800원에서 80,000원으로 올랐습니다. 부산, 경남 등 다른 지역도 각자 단가가 다릅니다. 같은 믹서트럭을 몰아도 어느 지역 소속이냐에 따라 한 바리의 값이 달라지는 셈입니다.
| 구분 | 내용 |
|---|---|
| 단가 방식 | 노조 결성 이후 정액제 — 거리 할증 없이 바리당 고정 금액 |
| 지역별 차등 | 울산 77,000원, 수도권 80,000원(2026.7 기준) 등 지역마다 다름 |
| 임금협상 | 1~2년 주기로 노사 협상을 통해 단가 인상분 결정 |
| 물량 성수기/비수기 | 단가는 고정이므로 결국 수입은 바리 수(회전)가 좌우 |
이 단가는 한 번 정해지면 끝이 아니라, 1년 또는 2년마다 노사 임금협상을 통해 다시 정해집니다. 협상이 틀어지면 휴업(파업)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026년 수도권 협상도 조합원 투표 부결과 집단 휴업을 거친 끝에 4,200원 인상으로 타결됐습니다. 기사들에게 임금협상 시즌이 남 얘기가 아닌 이유입니다.

운행시 현장위치 공유및 현장상황 공유를 하기 위해 무전기를 사용하고있어요~
오티(OT): 정규 시간을 넘긴 운행의 값
현장 타설이 늦게까지 이어지면 정규 운행 시간을 넘겨서 뛰게 됩니다. 이때 붙는 게 흔히 ‘오티’라고 부르는 시간외 정산입니다. 야간 타설이나 대형 현장 마감처럼 늦게까지 이어지는 날은 몸은 고되지만 정산서에는 보탬이 됩니다.
다만 오티는 양날의 검입니다. 오티가 많다는 건 그만큼 구속 시간이 길다는 뜻이고, 다음 날 새벽 출근은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기사들 사이에서 “오티 많은 달은 통장은 웃고 몸은 운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유류 정산: 기름값은 누가 내는가
레미콘 수입 구조에서 외부인이 가장 모르는 부분이 유류 정산입니다. 믹서트럭은 차체가 무겁고 드럼까지 돌리기 때문에 기름 먹는 하마입니다. 이 기름값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실수령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정산 방식은 소속 형태와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큰 틀은 이렇습니다.
- 거리 기준 지급 방식 — 운행 거리(km)에 정해진 계수를 곱해 유류비를 지급하는 구조. 제가 소속된 회사가 이 방식인데, 운행 거리에 킬로미터당 0.55리터를 곱한 만큼의 기름을 지급합니다. 하루 40km를 뛰었다면 40 × 0.55 = 22리터치 유류를 받는 식입니다. 실제 들어가는 기름 전부는 아니고, 체감상 절반 조금 넘는 수준을 회사가 보전해주는 셈입니다.
- 유가 연동/보조 방식 — 운반비에 유류 몫이 반영되거나, 유가 변동에 따라 정산액이 조정되는 구조. 기름값이 뛰면 정산 기준도 따라 움직입니다.
- 자기 부담 방식 — 지입 등 개인 사업 형태에서는 유류비가 곧 내 비용. 이 경우 “매출이 아니라 기름값 빼고 남는 게 내 돈”이라는 계산이 몸에 배게 됩니다.
어느 방식이든 유류비 전액이 보전되는 경우는 드물어서, 결국 일부는 기사 부담입니다. 그래서 레미콘 기사에게 유가 뉴스는 남 얘기가 아닙니다. 기름값이 오른 달과 내린 달은 같은 바리 수를 뛰어도 통장에 남는 돈이 다릅니다.
매출에서 빠져나가는 것들
바리 수 × 단가로 나온 금액이 전부 내 돈이면 좋겠지만, 소속 형태에 따라 여기서 빠지는 항목들이 있습니다.
- 유류비 — 위에서 본 대로, 부담 주체가 어디냐에 따라 실수령이 크게 갈립니다.
- 차량 관련 비용 — 지입·개인 차주라면 보험료, 타이어, 정비·수리비가 모두 내 몫입니다. 믹서트럭은 소모품 단위부터 비쌉니다.
- 지입료·수수료 — 회사 소속 형태에 따라 매달 고정으로 나가는 몫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사들끼리 수입 얘기를 할 때는 “매출”과 “실수령”을 반드시 구분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매출은 비슷해도, 차가 자기 차인지, 기름을 누가 내는지에 따라 남는 돈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고용 형태(지입·도급·직영) 차이는 그것만으로 글 하나가 나오는 주제라 여기서는 구조만 짚어둡니다.
그래서 기사들은 매일 기록한다
수입이 ‘바리 수 × 단가 − 비용’으로 굴러가는 구조다 보니, 기록하지 않으면 내가 이번 달에 얼마 버는지 감으로만 알게 됩니다. 정산서가 나와도 내 기록이 없으면 맞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그날의 바리 수, 현장, 특이사항을 기록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합니다. 종이 수첩으로 하다가 한계를 느껴서, 지금은 제가 직접 만든 운행일지 앱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레미콘 기사는 월급제가 아닌가요?
직영 소속처럼 고정급 형태도 있지만, 상당수는 바리당 단가로 정산받는 구조입니다. 같은 ‘레미콘 기사’라도 고용 형태에 따라 수입 구조가 다르니, 입직을 알아보신다면 단가만이 아니라 정산 구조 전체를 물어보셔야 합니다.
비수기에는 수입이 많이 줄어드나요?
물량이 줄면 바리 수가 줄고, 바리 수가 줄면 매출이 바로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특히 동절기와 장마철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기사들은 성수기에 벌어 비수기를 버티는 한 해 단위 흐름으로 가계를 봅니다.
바리 수만 많으면 무조건 수입이 좋은 건가요?
단가가 정액제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바리 수가 곧 매출입니다. 다만 같은 바리 수라도 먼 현장은 기름을 더 먹고 대기시간도 길어지기 쉬워서, 실수령 기준으로는 가까운 현장을 여러 바리 도는 쪽이 남는 장사입니다. 그래서 배차표에서 현장 위치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레미콘 기사 수입은 결국 ‘몇 바리를, 어떤 단가로, 얼마의 비용을 쓰며 뛰었는가’라는 세 가지 숫자로 정리됩니다. 이 구조를 알고 나면 “한 달에 얼마 벌어요?”라는 질문에 왜 한 줄로 답하기 어려운지 이해되실 겁니다. 입직을 고민 중이시거나 정산 구조가 궁금한 분은 댓글로 물어보세요. 아는 만큼 답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