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밑씻개는 한국 들풀 가운데 이름이 가장 서러운 풀로 꼽힙니다. 이름을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고, 줄기를 한 번 만져 보면 그 이름이 왜 붙었는지 짐작이 갑니다. 네모진 줄기에 아래로 향한 갈고리 가시가 촘촘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풀을 두고 흔히 떠도는 두 가지 이야기는 둘 다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사람을 찌르는 고약한 가시풀”이라는 인상이고, 다른 하나는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해 붙인 오래된 우리 이름”이라는 믿음입니다. 가시에는 가시의 쓸모가 있고, 이름에는 뜻밖의 내력이 있습니다.
이 글은 다른 편과 달리 기르는 법을 다루지 않습니다. 며느리밑씻개는 심어 가꾸는 꽃이 아니라, 여름 들길에서 알아보고 관찰하고 때로는 피해 가는 풀이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며느리밑씻개는 어떤 식물인가
| 항목 | 내용 |
|---|---|
| 학명 | Persicaria senticosa (Meisn.) H.Gross (마디풀과 여뀌속) |
| 분포 | 한국·중국·일본·러시아 극동. 국내 전국 각지 |
| 자라는 곳 | 길가, 빈터, 특히 물가에 흔합니다 |
| 생활형 | 덩굴성 한해살이풀 |
| 줄기 | 길이 1~2m,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네모진 줄기. 붉은빛을 띠며 거꾸로 난 갈고리 가시가 있습니다 |
| 잎 | 어긋나고 긴 잎자루. 삼각형, 길이·폭 각 4~8cm, 끝이 뾰족하고 밑이 심장 모양. 양면에 털 |
| 턱잎 | 잎처럼 생겼지만 작고 녹색 |
| 꽃 | 7~8월, 줄기·가지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둥글게(두상으로) 모여 달림 |
| 꽃의 구조 | 꽃잎이 없습니다. 꽃받침이 5갈래로 깊게 갈라지고 길이 4mm 정도, 연한 홍색에 끝부분만 붉음. 수술 8개, 암술대 3개 |
| 열매 | 둥글고 약간 세모진 작은 견과. 8~9월 검게 익고 광택, 꽃받침에 싸여 윗부분만 드러남 |
| 다른 이름 | 가시덩굴여뀌, 며누리밑씻개, 사광이아재비 |
한 줄로 요약하면 여름 물가에서 다른 풀을 타고 뻗어 나가며, 꽃잎 없는 작은 분홍 꽃을 피우는 가시 덩굴 한해살이풀입니다.
가시는 찌르려고 난 것이 아닙니다
며느리밑씻개의 가시를 자세히 보면 방향이 있습니다. 도감은 이것을 “거슬러난 갈고리가시”라고 적습니다. 가시 끝이 줄기 끝 쪽이 아니라 뿌리 쪽, 즉 아래를 향해 굽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 방향이 가시의 쓸모를 말해 줍니다.
- 며느리밑씻개는 스스로 곧게 서지 못하는 덩굴입니다. 줄기가 1~2m까지 길어지지만 몸을 받쳐 줄 단단한 조직이 없습니다.
- 그래서 주변의 풀과 떨기나무에 몸을 걸쳐 위로 올라갑니다.
- 아래를 향한 갈고리는 줄기가 앞으로 뻗을 때는 걸리지 않고, 뒤로 미끄러지려 할 때 걸립니다. 한 번 걸친 자리에서 흘러내리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구조입니다.
- 가시는 줄기뿐 아니라 잎자루와 잎맥에도 성글게 나 있어, 잎까지 붙잡는 손 역할을 합니다.
같은 여뀌속의 가까운 친척 며느리배꼽에 대해 도감은 가시로 “다른 물체를 걸고 자라 오른다”고 적습니다. 며느리밑씻개의 가시도 같은 일을 합니다. 사람을 찌르는 것은 목적이 아니라 부산물인 셈입니다. 물가의 풀숲은 경쟁이 치열한 곳이고, 가시 덩굴은 튼튼한 줄기를 만드는 비용 없이 남의 몸을 빌려 볕 드는 위쪽으로 올라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꽃잎이 없는 꽃 — 물든 것은 꽃받침입니다
며느리밑씻개의 꽃은 한 송이가 몇 mm에 불과합니다. 줄기 끝에 작은 구슬 같은 꽃이 동그랗게 뭉쳐 달리고, 멀리서 보면 분홍 점처럼 보입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더 흥미롭습니다. 이 꽃에는 꽃잎이 없습니다.
- 우리가 꽃잎으로 보는 분홍색 부분은 꽃받침입니다. 5갈래로 깊게 갈라져 꽃잎처럼 펼쳐집니다.
- 꽃받침은 밑부분이 연한 홍색이고 끝부분만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꽃 전체가 끝만 발그레한 인상을 줍니다.
- 안쪽에는 수술 8개와 암술 1개, 그리고 셋으로 갈라진 암술대가 있습니다.
- 꽃자루에는 잔털과 샘털이 있습니다.
꽃받침은 꽃이 진 뒤에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열매를 감싼 채 남아 있다가, 8~9월 검게 익은 열매의 윗부분만 살짝 내보냅니다. 그래서 꽃이 한창일 때와 열매가 익을 때 모두 분홍빛 덩어리가 줄기 끝에 남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여뀌 무리의 꽃은 대개 이런 구조입니다. 꽃잎을 따로 만들지 않고 꽃받침에 색을 입혀 꽃잎 역할을 맡긴 것입니다.
들에서 알아보기 — 어디서, 언제
며느리밑씻개는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됩니다. 도감이 적는 서식지는 길가, 빈터, 특히 물가이고, 분포는 전국 각지입니다.
- 어디서 — 논둑과 개울가, 도랑 옆, 하천 산책로의 풀숲, 공터 가장자리. 물기가 있고 다른 풀이 우거진 곳일수록 잘 보입니다. 덩굴이 기댈 풀과 떨기나무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언제 — 꽃은 7~8월, 까맣게 윤이 나는 열매는 8~9월입니다. 한여름 산책길이 관찰의 적기입니다.
- 첫눈에 알아보는 법 — 다른 풀 위로 얽혀 뻗은 붉은빛의 네모진 줄기, 삼각형 잎, 줄기 끝의 작은 분홍 꽃뭉치. 이 셋이 함께 보이면 며느리밑씻개이거나 가까운 친척입니다. 친척과의 구별은 아래 표에서 다룹니다.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 3단계
관찰하기 — 가까이 들여다볼 것들
며느리밑씻개는 확대경 하나만 있으면 한여름 내내 볼거리가 많은 풀입니다. 만지지 않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을 순서대로 적습니다.
- 줄기의 단면 — 둥글지 않고 네모집니다. 모서리를 따라 가시가 줄지어 있습니다.
- 가시의 방향 — 모두 아래를 향해 굽어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앞에서 말한 덩굴살이의 증거입니다.
- 잎자루가 붙는 자리 — 잎자루가 삼각형 잎의 밑 가장자리, 움푹 들어간 심장 모양 부분에 붙어 있습니다. 며느리배꼽과 가르는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 턱잎 — 잎자루 밑, 줄기를 따라 작은 녹색 잎 같은 턱잎이 붙어 있습니다.
- 꽃받침 끝의 색 — 꽃 하나하나가 밑은 연하고 끝만 진한 두 가지 색입니다.
- 꽃자루의 털 — 확대경으로 보면 잔털 사이로 샘털이 보입니다.
- 열매 — 늦여름에는 분홍 꽃받침 사이로 검고 윤기 나는 열매가 고개를 내밉니다.
사진으로 기록한다면 줄기 가시와 잎자루가 붙는 자리를 한 장에 담아 두면 나중에 친척 종과 헷갈리지 않습니다.

사진: Dalgial / CC BY 3.0 (Wikimedia Commons)
가시 덩굴 대처법
아름답게 관찰할 수 있는 풀이지만, 풀숲을 헤치고 지나가거나 밭과 마당 가장자리에서 만나면 성가신 가시 덩굴이기도 합니다.
들길에서
- 여름 물가 풀숲에 들어갈 때는 긴소매와 긴바지를 입습니다. 가시가 작아도 맨살을 스치면 긁힙니다.
- 덩굴이 옷에 걸렸다면 세게 잡아당기지 않습니다. 갈고리가 한 방향으로 나 있어 당길수록 더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걸린 자리를 찾아 살살 떼어 냅니다.
- 아이와 함께 관찰할 때는 만지지 말고 눈으로 보도록 미리 알려 줍니다.
마당·텃밭 가장자리에서
- 며느리밑씻개는 한해살이풀입니다. 해마다 씨로 다시 납니다. 그러므로 열매가 까맣게 익기 전(도감 기준 8~9월 이전)에 걷어 내면 이듬해 개체 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 걷어 낼 때는 두꺼운 장갑을 끼고, 덩굴을 한 번에 잡아당기기보다 뿌리 쪽에서 끊은 뒤 얽힌 부분을 풀어 냅니다.
- 걷어 낸 덩굴에도 가시가 그대로 있으니 맨손으로 모으지 않습니다.
- 들과 물가의 며느리밑씻개는 그 자리 생태계의 일부입니다. 정리는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의 가장자리에서만 하면 충분합니다.
헷갈리는 종 — 며느리배꼽
며느리밑씻개를 알아보았다면 반드시 한 번은 헷갈리는 풀이 있습니다. 같은 여뀌속의 며느리배꼽(Persicaria perfoliata)입니다. 둘 다 가시 덩굴이고, 삼각형 잎이고, 길가와 빈터에서 흔합니다.
| 구별 포인트 | 며느리밑씻개 | 며느리배꼽 |
|---|---|---|
| 잎자루가 붙는 자리 | 잎 밑 가장자리(심장 모양으로 파인 곳) | 잎 밑에서 약간 올라온 잎몸 안쪽 — 방패처럼 붙어 ‘배꼽’처럼 보입니다 |
| 턱잎 | 잎 같지만 작은 녹색 턱잎 | 지름 2~3cm의 둥글고 얕은 깔때기 모양으로 줄기를 감쌉니다 |
| 잎 | 삼각형, 4~8cm, 밑이 심장 모양, 양면에 털 | 삼각형, 길이 3~6cm·폭 3~8cm, 밑이 반듯하거나 얕은 심장 모양, 뒷면이 흰빛 |
| 꽃차례 | 줄기 끝·잎겨드랑이에 둥글게 뭉침 | 길이 1~2cm의 짧은 이삭, 밑을 접시 같은 잎 모양 포가 받침 |
| 꽃 색 | 연한 홍색, 끝이 붉음 | 연한 녹색 |
| 개화 | 7~8월 | 7~9월 |
| 열매 | 검고 광택, 꽃받침에 싸여 윗부분이 드러남 | 검은 열매가 살이 오른 하늘색 꽃받침에 싸여 장과(물열매)처럼 보임 |
현장에서는 두 가지만 보면 됩니다.
- 잎을 뒤집어 잎자루가 어디에 붙었는지 봅니다. 가장자리면 밑씻개, 잎몸 안쪽이면 배꼽입니다.
- 줄기를 감싼 동그란 접시 모양 턱잎이 있는지 봅니다. 있으면 며느리배꼽입니다.
늦여름이라면 더 쉽습니다. 하늘색 구슬 같은 열매가 달려 있으면 며느리배꼽, 분홍 꽃받침에 싸인 검은 열매면 며느리밑씻개입니다.
이럴 땐 이렇게
꽃이 분홍이 아니라 연두색입니다 — 며느리배꼽일 가능성이 큽니다. 줄기를 감싼 둥근 턱잎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가시가 있는 삼각형 잎인데 꽃이 안 보입니다 — 아직 꽃철(7~8월)이 아니거나 꽃뭉치가 잎 사이에 숨어 있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잎자루가 붙는 자리와 턱잎 모양으로 구별합니다.
꽃이 이삭처럼 길게 달렸고 가시가 없습니다 — 며느리밑씻개가 아니라 다른 여뀌 무리일 가능성이 큽니다. 네모진 줄기와 갈고리 가시가 있는지부터 봅니다.
가시에 긁혔습니다 — 긁힌 곳을 깨끗한 물로 씻어 둡니다. 붓거나 덧나면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습니다.
풀숲에서 덩굴이 옷에 잔뜩 붙었습니다 — 잡아당기지 말고 걸린 곳을 하나씩 떼어 냅니다. 갈고리 방향 때문에 한꺼번에 당기면 더 엉킵니다.
마당 가장자리에 해마다 다시 납니다 — 한해살이라 씨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열매가 검게 익기 전에 걷어 내는 해를 몇 번 거듭하면 줄어듭니다.
연중 관찰 달력
| 시기 | 모습 | 볼 것·할 것 |
|---|---|---|
| 봄~초여름 | 씨에서 싹이 트고 덩굴을 뻗음 | 삼각형 잎과 네모진 줄기로 미리 알아 두기 |
| 7~8월 | 개화 — 줄기 끝에 분홍 꽃뭉치 | 꽃받침 끝 색, 수술, 가시 방향 관찰. 풀숲에서는 긴소매 |
| 8~9월 | 열매가 검게 익음 | 꽃받침에 싸인 검은 열매 관찰. 마당이라면 익기 전에 정리 |
| 가을~겨울 | 한해살이라 덩굴이 말라 죽음 | 땅에 떨어진 씨가 이듬해를 기다림 |
이름의 내력 — 며느리밑씻개, 그리고 사광이아재비
전해지는 이야기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에는 이런 이야기가 따라다닙니다. 화장지가 귀하던 시절, 며느리를 미워한 시어머니가 가시 돋친 이 풀로 뒤를 닦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름과 가시가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많은 사람이 이 이야기를 이름의 유래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이름이 먼저 생긴 뒤에 이름을 풀이하려고 붙은 이야기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이름이 기록에 나타난 경위를 따라가면 전혀 다른 내력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기록으로 본 이름
- 1921년 『조선식물명휘』 — 이 풀은 ‘사광이아재비’라는 이름으로 올라 있었습니다.
-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 — 이 책에서 처음 ‘며누리밑씻개’라는 이름이 등장합니다. 가까운 친척인 사광이풀도 이때 ‘며누리배꼽’이 되었습니다.
- 일본 이름과의 관계 — 일본에서는 이 풀을 継子の尻拭い(마마코노시리누구이), 곧 ‘의붓자식의 밑씻개’라고 부릅니다. 『조선식물향명집』이 이 일본 이름을 참고하면서 ‘의붓자식’을 ‘며느리’로 바꾸어 옮겼다는 것이 여러 자료가 함께 전하는 설명이며, 오늘날 이 풀 이름의 유래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해석입니다.
그러니까 “미운 며느리”라는 사연은 우리 옛사람들이 붙인 이름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일본 이름의 ‘의붓자식’이 우리말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대상이 바뀐 것에 가깝습니다.
옛 이름은 도감에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국립수목원 도감을 열어 보면 며느리밑씻개의 다른 이름 칸에 사광이아재비가, 며느리배꼽의 다른 이름 칸에 사광이풀이 올라 있습니다. 두 이름이 짝을 이루는 것을 보면, 옛사람들이 가시 덩굴 두 종을 한 집안으로 묶어 불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광이’가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에 대해서는 풀이가 갈려 이 글에서는 단정하지 않습니다.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은 지금도 식물의 공식 국명입니다. 이름을 바꾸자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지만, 도감의 국명은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이 풀을 부를 때는 지금의 이름과 함께 그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 그 전에는 어떻게 불렸는지를 같이 기억해 두는 것이 공정해 보입니다.
마무리
며느리밑씻개는 이름 때문에 오해받는 풀입니다. 가시는 사람을 찌르려는 무기가 아니라 다른 풀을 붙잡고 오르는 손이고, 서러운 이름은 오래된 고부 사이의 원한이 아니라 백 년이 채 안 된 번역의 흔적입니다.
올여름 개울가나 논둑을 걷다가 붉은 네모 줄기 끝에 끝만 발그레한 작은 분홍 꽃이 보이면, 잠깐 멈춰 잎자루가 어디에 붙었는지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속으로 한 번 옛 이름으로 불러 봐도 좋겠습니다. 사광이아재비.
쇼츠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이름의 꽃」 바로 보기 이 글의 이미지는 실제 사진이 아니라 국립수목원 도감의 형태 기술을 바탕으로 생성한 것입니다.
참고 자료
-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 식물도감 며느리밑씻개(도감번호 36030), 며느리배꼽(도감번호 38167)
- 제이누리 — 부끄러운 사연을 감추고 있는 이름, ‘며느리밑씻개’ — 『조선식물명휘』(1921)·『조선식물향명집』(1937)의 이름 변화
- 여수넷통뉴스 — 사광이아재비 — 옛 이름 사광이아재비와 일본명
- 우리문화신문 — 며느리밑씻개란 말의 출처는? — 일본명 継子の尻拭い(의붓자식의 밑씻개)
제 생각은요
저는 이 글에서 사람들이 가장 놓치기 쉬운 대목이 이름의 연대라고 봅니다. 시어머니의 원한이 담긴 오래된 우리말이라고 다들 믿지만, 1921년 기록에는 사광이아재비로 올라 있었고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은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이 일본 이름의 ‘의붓자식’을 ‘며느리’로 바꿔 옮기며 생겼다는 대목에서, 백 년도 안 된 번역이 마치 천 년 묵은 설화처럼 행세해 온 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가시에 대한 악명은 과대평가됐다고 봅니다. 아래로 굽은 갈고리가 사람을 노린 무기가 아니라 덩굴이 흘러내리지 않게 붙잡는 손이라는 설명을 읽고 나면, 이 풀을 미워할 이유가 하나 줄어듭니다. 올여름 물가에서 이 풀을 만나면 잎자루가 붙은 자리를 확인해 며느리배꼽과 구별해 보고, 속으로 옛 이름을 한 번 불러 주는 것이 이 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