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취는 한 포기로 두 가지를 얻는 식물입니다. 봄에는 어린 순을 뜯어 나물로 먹고, 가을에는 그 자리에서 흰 꽃이 핍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둘 중 하나만 압니다. 밥상에서 취나물을 먹어 본 사람은 그 식물의 꽃을 본 적이 없고, 가을 산에서 흰 꽃을 본 사람은 그게 봄에 뜯던 그 취라는 걸 모릅니다.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참취는 어떤 식물인가
| 항목 | 내용 |
|---|---|
| 학명 | Aster scaber Thunb. (국화과) |
| 개화 | 8~10월 |
| 키 | 1~1.5m — 생각보다 큽니다 |
| 꽃 | 지름 18~24mm의 흰 두상화. 혀꽃이 성기게 달리고 중심에 노란 관상화 |
| 꽃차례 | 가지 끝 산방꽃차례(편평꽃차례) |
| 잎 | 뿌리잎은 심장형에 긴 잎자루, 가장자리에 톱니 |
| 촉감 | 전체가 거칠거칠합니다 — 종소명 scaber가 ‘거칠다’는 뜻입니다 |
| 자생지 | 전국 산지, 산간 들판·숲 가장자리의 양지~반그늘 |
꽃을 보면 국화과답지 않게 성글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흰 혀꽃이 촘촘히 두르지 않고 몇 장 띄엄띄엄 붙어 있어, 가을 숲 가장자리에 흰 별을 뿌려 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취나물 3종 구별법
‘취’라는 이름이 붙은 나물은 여럿인데, 시장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셋을 갈라 두면 편합니다. 잎을 보면 바로 갈립니다.
| 참취 | 곰취 | 미역취 | |
|---|---|---|---|
| 학명 | Aster scaber | Ligularia fischeri | Solidago virgaurea |
| 잎 모양 | 심장형, 거칠거칠 | 둥근 심장형, 아주 크고 매끈 | 긴 타원형, 작음 |
| 잎 크기 | 중간 | 손바닥보다 큼 | 작음 |
| 잎 표면 | 까슬까슬 | 반들반들 | 보통 |
| 꽃 | 흰색 두상화, 산방꽃차례 | 노란색, 총상으로 길게 | 노란색, 이삭처럼 촘촘 |
| 개화 | 8~10월 | 7~9월 | 8~10월 |
| 맛·향 | 은은하고 깊은 향 | 강하고 쌉싸름 | 약간 쌉쌀 |
| 쓰임 | 데쳐 무침, 묵나물 | 쌈, 장아찌 | 데쳐 무침 |
가장 빠른 구별법은 이렇습니다.
- 잎이 손바닥만 하고 반들반들, 쌈으로 싸 먹고 싶게 생겼다 → 곰취
- 잎이 심장형인데 만지면 까슬까슬하다 → 참취
- 잎이 작고 길쭉한데 노란 꽃이 이삭처럼 달린다 → 미역취
곰취는 독초인 동의나물과 헷갈려 사고가 나는 일이 있습니다. 동의나물은 잎이 곰취처럼 둥글고 반들거리지만 잎자루가 잎 뒤에서 갈라지는 모양이 다르고 물가에 자랍니다. 참취는 잎이 까슬까슬해서 헷갈릴 여지가 적은 편입니다.
봄 순 채취 — 언제, 어떻게
시기
4월에서 5월, 새순이 올라와 손바닥 크기 안쪽일 때가 적기입니다. 잎이 커지면 억세지고 향이 거칠어집니다. 참취는 몇 번에 나눠 뜯을 수 있습니다. 한 번 뜯으면 곁순이 다시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방법
- 어린 순만 딴다 — 다 자란 억센 잎은 남깁니다.
- 밑동을 남긴다 — 손톱으로 뚝 끊거나 가위로 자르되, 뿌리 쪽 밑동과 아래 잎 몇 장은 반드시 남깁니다. 포기째 뽑거나 밑동까지 훑으면 그 포기는 그해에 회복하지 못합니다.
- 한 포기를 다 뜯지 않는다 —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잎을 남겨야 뿌리에 양분이 쌓이고 이듬해에 또 나옵니다.
- 6월 이후에는 그만 — 여름부터는 포기를 살찌워야 가을에 꽃을 봅니다.
산에서 채취할 때는 국립공원·보호구역에서의 채취는 금지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사유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 3단계
재배 조건 — 반그늘과 물기
참취는 밭에서도 잘 되는 산나물입니다. 자생 환경만 흉내 내면 됩니다.
- 볕 — 양지 또는 반그늘. 다만 공중습도가 높은 반그늘에서 잎이 연하고 크게 자랍니다. 나물로 먹을 목적이라면 반그늘이 유리합니다. 땡볕에서 키우면 잎이 억세집니다.
- 물 — 가뭄에 약합니다. 이 식물의 최대 약점입니다. 마르면 잎이 뻣뻣해지고 포기가 주저앉습니다. 보수력 있는 토양을 만들고, 마르면 관수합니다.
- 흙 — 부식질이 많고 비옥하면서 배수가 잘 되는 땅. 낙엽 부산물이나 잘 썩은 퇴비를 넉넉히 섞습니다.
- 멀칭 — 볏짚이나 낙엽을 깔면 수분 유지와 잡초 억제가 동시에 됩니다. 참취처럼 가뭄에 약한 나물에는 효과가 큽니다.
- 자리 — 과수원 나무 사이, 담장 북쪽, 큰 나무 아래처럼 반그늘이면서 습기가 유지되는 자리가 이상적입니다. 마당에서 애매하게 남는 그늘 자리를 쓰기 좋습니다.

사진: “シラヤマギク Aster scaber” by Qwert1234 is licensed under CC BY-SA 4.0. To view a copy of this license, visit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4.0/.
번식 — 포기나누기와 씨 파종
포기나누기 (권장)
가을이나 이른 봄에 합니다. 빠르고 확실합니다.
- 포기를 통째로 캡니다.
- 눈(새싹 자리)이 2~3개씩 붙게 손이나 칼로 나눕니다.
- 30cm 안팎 간격으로 다시 심고 물을 충분히 줍니다.
- 3~4년에 한 번 나눠 주면 포기 가운데가 비는 것을 막고 수확량이 유지됩니다.
봄에 한다면 새싹이 움직이기 전에 끝내야 합니다. 싹이 올라온 뒤에 건드리면 그해 수확을 못 합니다.
씨 파종
- 가을에 씨를 받습니다. 꽃이 진 뒤 갓털(관모)이 달린 씨가 여뭅니다. 바람에 날아가기 전에 받아야 합니다 — 국화과라 씨가 익으면 순식간에 흩어집니다.
- 가을에 곧바로 뿌리거나(직파) 서늘한 곳에 보관했다가 이듬해 이른 봄에 뿌립니다.
- 씨가 작아 얕게 뿌리고 흙을 살짝만 덮습니다.
- 마르지 않게 관리합니다. 발아 후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걸려, 나물로 뜯을 만큼 크려면 2년쯤 봐야 합니다.
빨리 먹고 싶으면 포기나누기, 많이 늘리고 싶으면 파종입니다.
묵나물 만들기 — 참취의 진짜 쓰임
참취는 생으로 먹는 것보다 말려 두었다가 먹는 나물(묵나물)로 더 오래 쓰였습니다. 겨울과 이른 봄에 채소가 없던 시절의 저장법입니다.
- 데치기 —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살짝 데칩니다. 오래 데치면 향이 날아가고 물러집니다. 줄기 쪽부터 넣고 30초~1분이면 충분합니다.
- 헹구기 — 찬물에 헹궈 열을 식히고 물기를 가볍게 짭니다. 너무 세게 짜면 부서집니다.
- 말리기 — 채반에 펴서 바람 통하는 그늘에서 말립니다. 볕에 바싹 말리면 색이 누렇게 죽습니다. 며칠에 걸쳐 완전히 말립니다.
- 보관 — 완전히 마른 뒤 밀폐 용기나 지퍼백에 넣어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둡니다. 습기가 남으면 곰팡이가 핍니다.
먹을 때 — 미지근한 물에 몇 시간 불린 다음, 다시 한 번 삶아 부드럽게 만듭니다. 삶은 뒤 물에 우려 냄새를 뺀 다음 들기름에 볶아 무칩니다. 묵나물은 불리고 삶는 과정을 건너뛰면 질깁니다. 여기서 대부분 실패합니다.
이럴 땐 이렇게
잎이 억세고 향이 없습니다 — 볕이 너무 강하거나 수확이 늦었습니다. 반그늘로 옮기고, 순이 작을 때 뜯으세요.
포기가 해마다 작아집니다 — 봄에 너무 많이 뜯은 것입니다. 잎을 남겨야 뿌리가 삽니다. 한 해는 쉬어 가며 포기를 키우세요.
여름에 시들시들합니다 — 가뭄입니다. 참취는 마르는 것을 특히 싫어합니다. 멀칭하고 관수하세요.
꽃이 안 핍니다 — 봄에 순을 계속 뜯었거나 그늘이 너무 깊은 것입니다. 꽃을 보려면 6월 이후로는 수확을 멈추세요.
씨를 못 받았습니다 — 국화과 씨는 갓털이 벌어지면 바로 날아갑니다. 꽃이 진 뒤 씨방이 갈색으로 마르기 시작할 때 봉지를 씌워 두면 놓치지 않습니다.
연중 관리 달력
| 시기 | 할 일 |
|---|---|
| 3월 | 이른 봄 포기나누기(싹 움직이기 전), 퇴비 넣기 |
| 4~5월 | 어린 순 수확 — 밑동 남기고, 여러 번에 나눠 |
| 6월 | 수확 중단. 멀칭·관수로 포기 키우기 |
| 7~8월 | 가뭄 관리가 핵심 |
| 8~10월 | 개화 감상 |
| 10~11월 | 채종(갓털 날리기 전), 가을 포기나누기, 가을 직파 |
이름의 내력과 복쌈
왜 ‘참’취인가
취나물 종류는 여럿인데, 그중 맛이 으뜸이라 ‘참(진짜)’을 붙였습니다. 우리 이름 짓기에서 ‘참’은 늘 그렇게 쓰입니다. 참나물, 참깨, 참기름처럼 같은 무리에서 가장 좋은 것에 붙는 접두어입니다.
그러니 참취라는 이름 자체가 오래된 평가인 셈입니다. 산에 나는 취를 두루 먹어 본 사람들이 매긴 순위가 이름으로 굳었습니다. 꽃말이 참맛인 것도 여기서 왔습니다.
정월 대보름의 복쌈
『동국세시기』에는 정월 대보름 풍습으로 복쌈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난봄에 뜯어 말려 둔 묵나물 잎에 오곡밥을 싸서 먹는 것입니다. 참취 잎이 대표적으로 쓰였습니다.
이렇게 먹으면 그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고 복이 들어온다고 믿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복을 싸서 먹는다’는 뜻입니다.
풍습의 배경을 보면 실용이 깔려 있습니다. 겨우내 채소를 못 먹은 몸에 정월에 말린 나물을 몰아 먹이는 절기 식단이었습니다. 봄에 뜯어 말려 둔 것을 가장 궁한 계절에 꺼내 먹는 순환이, 복이라는 이름으로 정리된 셈입니다.
꽃말
참취의 꽃말은 참맛입니다.
설화가 아니라 이름에서 곧장 나온 꽃말입니다. 취 중에 가장 맛있어서 ‘참’이 붙었고, 그 평가가 그대로 꽃말이 되었습니다.
마무리
참취는 화려한 꽃이 아닙니다. 가을 숲 가장자리에 흰 점처럼 성글게 피고, 대개는 그냥 지나칩니다.
그런데 그 포기가 봄에는 우리가 가장 먼저 뜯던 나물이고, 정월 대보름 밥상에 다시 올라오던 잎입니다. 일 년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밥상과 산자락을 오가는 식물인 셈입니다.
마당 한쪽 그늘 자리가 남는다면 심어 볼 만합니다. 봄에는 먹고 가을에는 봅니다.
쇼츠 「봄에 나물로 먹던 그 취가 가을에 꽃을 피웁니다」 바로 보기
이 글의 이미지는 실제 사진이 아니라 국립수목원 도감의 형태 기술을 바탕으로 생성한 것입니다.
참고 자료
-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 식물도감 참취(도감번호 24466)
- iNaturalist — Aster scaber Thunb. 관찰 기록
제 생각은요
저는 이 내용에서 사람들이 가장 놓치기 쉬운 대목이 채취법이라고 봅니다. 시기나 재배 조건보다 밑동과 아래 잎 몇 장을 남기고 6월 이후에는 손을 떼라는 규칙 하나가 이듬해 수확과 가을 꽃을 모두 좌우하는데, 정작 나물 뜯는 재미에 빠지면 제일 먼저 잊게 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묵나물도 마찬가지여서, 말리는 것보다 먹기 전에 몇 시간 불리고 다시 한 번 삶는 과정이 맛을 가르는데 다들 말리는 데까지만 공을 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참취를 당장 많이 먹고 싶은 분보다는, 마당 반그늘 자리에 심어 두고 한 해를 길게 두고 보는 걸 즐기는 분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봄에 조금 덜 뜯는 절제가 결국 이 식물이 주는 두 가지를 다 받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