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알리아 키우기 — 덩이뿌리 월동 저장법, 적심으로 꽃 키우기, 꽃 형태 분류 정리

다알리아는 여름에 잘 키우는 게 어렵지 않은데, 겨울에 대부분 죽입니다. 정확히는 죽는 게 아니라 얼어 버립니다. 땅속 덩이뿌리가 얼면 봄에 아무리 기다려도 싹이 올라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절반은 겨울 이야기입니다. 다알리아는 심는 법보다 캐는 법과 재우는 법을 아는 사람이 오래 키웁니다.

다알리아 만개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다알리아는 어떤 식물인가

항목내용
학명Dahlia pinnata Cav. (국화과)
원산멕시코
개화7~10월 — 서리가 내릴 때까지 핍니다
키1.5~2m (품종에 따라 30cm 왜성종도 있습니다)
꽃지름 5~7.5cm 이상, 줄기·가지 끝에 1개씩 옆을 향해 달리는 두상화
꽃 형태원예종은 혀꽃이 겹겹이 포개진 겹꽃
잎마주나며 1~2회 깃꼴로 갈라짐, 소엽은 달걀형에 톱니
뿌리고구마를 닮은 덩이뿌리

핵심은 마지막 줄입니다. 덩이뿌리(tuber)로 사는 식물이라는 것. 알뿌리 식물이라 생각하면 관리가 명확해집니다. 여름에 잎으로 양분을 만들어 덩이뿌리에 저장하고, 그 덩이뿌리로 겨울을 나고, 봄에 그 힘으로 다시 올라옵니다.

그래서 다알리아 재배는 덩이뿌리를 얼마나 잘 살찌우고, 얼마나 잘 재우느냐의 문제입니다.

심기 — 서리 걱정이 사라진 뒤에

  • 때 — 서리 걱정이 없어진 늦봄입니다. 조급하게 일찍 심으면 늦서리에 새싹이 그대로 상합니다. 중부 지방이면 대략 5월 초중순 이후가 안전합니다.
  • 볕 — 하루 6시간 이상 볕이 드는 양지. 볕이 모자라면 줄기만 길어지고 꽃이 작아집니다.
  • 흙 — 물 빠짐이 최우선입니다. 물이 고이는 자리면 덩이뿌리가 그대로 썩습니다. 무거운 흙이면 두둑을 만들어 심습니다.
  • 깊이 — 덩이뿌리를 눕혀서 10~15cm 깊이로 묻습니다. 눈(발아점)이 위를 향하게 놓습니다.
  • 간격 — 큰 품종은 60cm 이상. 빽빽하면 통풍이 나빠져 흰가루병이 옵니다.

심을 때 지주를 미리 박아 두세요. 자란 뒤에 박으면 덩이뿌리를 찌릅니다. 이 이야기는 아래에서 이어집니다.

물주기 — 두 가지 원칙이 충돌합니다

다알리아는 물을 좋아하는데 과습에 덩이뿌리가 썩습니다. 모순 같지만 이렇게 정리하면 됩니다.

  • 겉흙이 마르면 흠뻑 — 찔끔찔끔 자주 주는 것이 가장 나쁩니다.
  • 심은 직후에는 물을 아낍니다. 싹이 올라오기 전 덩이뿌리에 물이 많으면 썩습니다. 새싹이 보인 뒤부터 본격적으로 줍니다.
  • 한여름 개화기에는 넉넉히. 이때 마르면 꽃이 작아집니다.
다알리아 개화 3단계

이미지: AI로 생성한 개화 타임랩스 프레임 (잊혀진 정원) — 3단계

적심 — 꽃을 크게, 포기를 튼튼하게

다알리아 재배에서 가장 효과가 큰 손질입니다.

순지르기(적심, pinching) — 키가 30~40cm쯤 되고 잎마디가 3~4단 나왔을 때 줄기 끝을 잘라 냅니다. 아까워 보이지만 이렇게 하면 아래 마디에서 곁가지가 여러 대 올라와 포기가 튼튼해지고 꽃 수가 늘어납니다. 자르지 않으면 외줄기로 껑충 자라 바람에 부러집니다.

곁봉오리 따기(적뢰, disbudding) — 다알리아는 가지 끝에 봉오리가 가운데 하나, 양옆에 둘 이렇게 셋이 붙습니다. 양옆 두 개를 어릴 때 떼어 내면 남은 가운데 꽃이 훨씬 커집니다. 대륜을 보고 싶으면 필수입니다.

목적적심곁봉오리 따기
큰 꽃 한 송이함함 (양옆 제거)
많은 꽃함안 함
꽃꽂이용 긴 대함함

진 꽃은 부지런히 따 냅니다. 씨를 맺기 시작하면 다음 꽃이 줄어듭니다. 이것만 해도 개화 기간이 눈에 띄게 길어집니다.

지주 세우기

키가 1.5~2m까지 자라는데 꽃은 무겁고, 줄기 속은 비었습니다. 지주 없이 키우면 한 번의 비바람에 밑동이 꺾입니다.

  • 심을 때 함께 박습니다. 다 자란 뒤에 박으면 땅속 덩이뿌리를 찌릅니다.
  • 굵은 대나 철제 지주를 덩이뿌리에서 10cm쯤 떨어뜨려 세웁니다.
  • 자라는 대로 2~3군데를 8자로 묶습니다. 세게 조이면 줄기가 잘리니 느슨하게 묶습니다.
  • 왜성 품종(30~60cm)은 지주가 필요 없습니다. 화분에는 이쪽이 편합니다.
다알리아 실사 사진

사진: “Dahlia pinnata ‘Dahlietta Emily'” by Kirt Edblom is licensed under CC BY-SA 2.0. To view a copy of this license, visit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2.0/.

덩이뿌리 월동 — 이 글의 핵심

중부 이북에서는 노지 월동이 되지 않습니다. 덩이뿌리가 얼면 끝입니다. 남부 따뜻한 지역이라도 물이 고이는 자리면 얼거나 썩습니다. 캐서 재우는 것이 표준입니다.

1. 캐는 시기

첫서리가 내려 잎과 줄기가 검게 시든 직후입니다. 서리를 한 번 맞히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상부가 죽으면서 덩이뿌리가 휴면에 들어가고 껍질이 단단해져 저장 중 썩을 확률이 줄어듭니다.

다만 서리 맞은 채로 오래 두지는 마세요. 서리가 반복되면 땅속까지 얼어붙습니다. 시든 뒤 1~2주 안에 캡니다.

2. 캐는 법

  • 줄기를 10~15cm 남기고 자릅니다. 이 남긴 줄기가 손잡이이자 품종 표시 자리입니다.
  • 포기에서 30cm쯤 바깥을 삽으로 빙 둘러 파고 통째로 들어 올립니다. 줄기를 잡아당겨 뽑으면 덩이뿌리와 줄기가 이어지는 목 부분이 끊어집니다. 그 목에 눈이 있어서, 끊기면 봄에 싹이 안 납니다.
  • 흙을 털어 냅니다. 물로 씻는 것은 선택입니다. 씻었다면 반드시 완전히 말린 뒤 저장합니다.
  • 그늘지고 바람 통하는 곳에서 며칠 말립니다(큐어링). 표면만 꾸덕하게 마르면 됩니다. 바싹 말리면 안 됩니다.
  • 상하거나 무른 부분은 잘라 냅니다. 한 군데 썩으면 상자 전체로 번집니다.

3. 저장 조건

항목기준실패하면
온도5~10℃ (얼지 않고 싹 트지 않는 온도)0℃ 이하면 얼고, 15℃ 넘으면 겨울에 싹이 납니다
습도약간 촉촉한 정도너무 마르면 쭈글쭈글 말라 죽고, 축축하면 곰팡이로 썩습니다
빛어둡게밝으면 싹이 틉니다
통풍밀폐하지 않음밀폐하면 습기가 차서 썩습니다

담는 법 — 종이상자나 나무상자에 톱밥, 마른 피트모스, 버미큘라이트, 신문지를 켜켜이 넣어 덩이뿌리가 서로 닿지 않게 묻습니다. 비닐봉지 밀봉은 금물입니다.

둘 곳 — 얼지 않는 창고, 지하실, 난방 안 되는 다용도실이 적당합니다. 아파트라면 난방이 닿지 않는 베란다 안쪽이 현실적인 자리입니다. 거실은 너무 따뜻해 겨울에 싹이 터 버립니다.

한 달에 한 번 열어 봅니다. 무른 것이 보이면 그것만 골라 버리고, 너무 말라 쭈글해졌으면 저장재에 물을 아주 살짝 뿌려 줍니다.

4. 봄에 다시 심기

  • 3~4월에 꺼내 상태를 봅니다. 눈이 조금씩 부풀어 있으면 정상입니다.
  • 나누기(분구) — 덩이뿌리 덩어리를 쪼갭니다. 이때 원칙이 하나입니다. 눈은 덩이뿌리가 아니라 줄기와 이어진 목(crown)에 있습니다. 그러니 조각마다 목의 일부와 눈이 최소 1개는 붙어 있어야 합니다. 고구마처럼 생긴 부분만 잘라 심으면 아무리 굵어도 싹이 나지 않습니다.
  • 자른 면은 하루쯤 말려 아물린 뒤 심습니다.
  • 서리가 완전히 지난 뒤 밭에 심습니다. 일찍 보고 싶으면 4월에 화분에 심어 실내에서 싹을 틔운 다음 옮겨 심습니다.

꽃 형태 분류 — 품종 고를 때 쓰는 말

다알리아는 품종이 수만 가지라, 보통 꽃 모양으로 분류해 부릅니다. 묘목이나 덩이뿌리를 살 때 이 이름들이 붙어 있습니다.

분류생김새인상
싱글(홑꽃)혀꽃 한 줄, 가운데 관상화가 보임소박합니다. 원종에 가깝습니다
데코러티브넓고 끝이 둥근 혀꽃이 겹겹이가장 흔한 ‘다알리아다운’ 형태
볼공처럼 둥글고 꽃잎이 말려 촘촘단정합니다
폼폰볼형의 소형판, 지름 5cm 안팎앙증맞습니다. 꽃꽂이에 좋습니다
카투스(선인장형)혀꽃이 가늘게 말려 뾰족불꽃처럼 화려합니다
세미카투스카투스와 데코러티브의 중간무난하게 화려합니다
아네모네형가운데가 방석처럼 부풀어 오름독특합니다
컬래릿큰 혀꽃 안쪽에 짧은 꽃잎이 목도리처럼두 가지 색 조합이 예쁩니다

처음 키운다면 데코러티브나 폼폰의 중소륜이 편합니다. 대륜 카투스는 화려하지만 꽃이 무겁고 커서 지주와 적뢰 관리가 반드시 따라옵니다.

이럴 땐 이렇게

심었는데 싹이 안 납니다 — 눈이 붙은 목이 없는 조각을 심었거나, 저장 중 얼었거나 썩은 것입니다. 파 보면 물컹하거나 말라 있습니다.

줄기가 밑동에서 꺾였습니다 — 지주가 없었거나 늦게 세운 것입니다. 다음 해에는 심을 때 함께 박습니다.

키만 크고 꽃이 작습니다 — 볕 부족, 또는 적심을 안 한 경우입니다. 질소 거름이 많아도 이렇게 됩니다. 개화기에는 인산·칼륨 위주로 줍니다.

잎에 흰 가루가 앉았습니다 — 흰가루병입니다. 포기 사이가 좁아 통풍이 나쁜 것이 원인입니다. 아래쪽 잎을 솎고 간격을 넓힙니다.

꽃이 점점 줄어듭니다 — 진 꽃을 안 딴 것입니다. 씨를 맺으면 다음 꽃이 안 옵니다.

저장한 덩이뿌리가 쭈글쭈글합니다 — 너무 건조했습니다. 저장재를 살짝 축여 주면 어느 정도 회복됩니다.

연중 관리 달력

시기할 일
3~4월저장 덩이뿌리 꺼내 분구 (눈 붙은 목 확인). 화분 촉성
5월서리 지난 뒤 정식, 지주 동시 설치
6월키 30~40cm에서 적심
7~10월개화. 곁봉오리 따기, 진 꽃 제거, 물 관리
10~11월첫서리로 지상부 시든 뒤 굴취 → 큐어링 → 저장
12~2월5~10℃ 저장, 월 1회 상태 점검

이름의 내력 — 물통이었던 꽃

다알리아의 고향은 멕시코 고산지대입니다. 아즈텍 사람들은 이 꽃을 ‘아코코소치틀’이라 불렀습니다. ‘속이 빈 물줄기의 꽃’이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였습니다. 다알리아의 줄기 속은 비어 있어서, 사람들은 그 줄기를 잘라 물을 나르는 관으로 썼습니다. 그리고 덩이뿌리는 식량으로 먹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화단의 관상용으로만 아는 이 꽃이, 처음에는 도구이자 먹을거리였던 셈입니다.

18세기 말 이 식물이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이름이 바뀝니다. 스웨덴 식물학자 안데르스 달(Anders Dahl)의 이름을 따 Dahlia가 되었습니다. 고향의 이름은 지워지고 유럽 학자의 이름이 남은 것입니다.

그리고 1963년, 멕시코는 다알리아를 국화(國花)로 지정했습니다. 물통으로 쓰이던 풀이 한 나라를 대표하는 꽃이 되기까지, 대략 400년이 걸린 셈입니다.

꽃말

다알리아의 꽃말은 화려함, 그리고 감사입니다. 색에 따라 갈라지기도 합니다.

  • 흰색 — 감사
  • 빨강 — 당신의 사랑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마무리

다알리아는 여름에 화려하고 겨울에 조용한 꽃입니다. 서리 직전까지 가장 크게 피우고, 지상부를 전부 버린 다음 덩이뿌리 하나로 겨울을 건넙니다.

그래서 이 꽃을 오래 보는 사람과 한 해로 끝내는 사람은 10월과 11월에 갈립니다. 시든 줄기를 그냥 두면 그해로 끝이고, 캐서 재워 두면 이듬해에 배로 늘어난 덩이뿌리를 만나게 됩니다.

쇼츠 「물을 나르던 도구가 한 나라의 꽃이 되었습니다」 바로 보기 이 글의 이미지는 실제 사진이 아니라 국립수목원 도감의 형태 기술을 바탕으로 생성한 것입니다.

참고 자료

제 생각은요

저는 이 글에서 사람들이 가장 놓치기 쉬운 대목이 저장 온도 5~10℃보다 분구할 때의 목(crown) 이야기라고 봅니다. 겨우내 잘 재워 놓고도 봄에 고구마처럼 생긴 통통한 부분만 잘라 심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눈이 덩이뿌리가 아니라 줄기와 이어진 목에 붙어 있다는 사실은 알기 전에는 직관과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첫서리를 일부러 한 번 맞히고 캔다는 부분은 과대평가라기보다 겁먹을 필요가 없는 절차라고 생각합니다. 시든 뒤 1~2주 안에만 캐면 되니, 서리 소식에 조급해하기보다 목이 끊어지지 않게 30cm 바깥을 둘러 파는 쪽에 신경을 쓰는 편이 낫습니다. 결국 다알리아를 한 해로 끝내느냐 해마다 늘려 가느냐는 이 두 가지, 목을 지키는 손끝에서 갈린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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